[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8 게임 국정감사의 전반전이 끝났다. 예상대로 장병규 블루홀 의장 겸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으며,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도 도마에 올랐다. 후반전은 18일 문체부 국감으로 재개된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출석 여부가 주목됐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9일 종합국감에 나올 예정이다.

장병규 블루홀 의장과 이동섭 위원(이미지=국회의사중계 갈무리)
장병규 블루홀 의장과 이동섭 위원(이미지=국회의사중계 갈무리)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 이동섭 위원(바른미래당)이 장병규 의장과의 설전을 벌였다. 이동섭 위원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및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인물로 꼽힌다. 게임에서 불법으로 위변조 프로그램, 이른바 '핵' 사용과 배포를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배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후라이팬을 들고와 게임산업과 e스포츠 진흥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 위원의 질의는 장병규 의장을 향했다. 이 위원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장은 총리급"이라면서 "엄청난 책임을 가지고 게임산업과 관련해 제4차혁명 선구자 역할해야되는데 한게 없다"고 비판했다. 장 의장은 이에 "4차위에서는 게임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은 건 사실"이며 "4차위에서는 네트워크, 데이터, 인공지능 관련된 사안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의장은 4차산업혁명에 게임이 포함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충격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계속된 비판에 장 의장은 "블루홀 의장으로서 게임 산업 잘 됐으면 좋겠고, 4차산업혁명 중 하나로 포함시키고 싶지만 위원회에서 게임을 다룰 수 있느냐 아니냐는 위원장 혼자 할 수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질의 중간 중간 장 의장은 "오늘 4차위원장으로 온게 아니"라며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질문을 거부해 안민석 문체위원장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최도자 위원과 이해국 교수(이미지=국회의사중계 갈무리)
최도자 위원과 이해국 교수(이미지=국회의사중계 갈무리)

11일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증인으로, 게임 장애 도입 찬성론자로 유명한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와 김동현 강남직업전문학교 심리학계열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게임 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 다뤘다. 

최도자 위원(바른미래당)은 "게임의 과도한 몰입으로 행동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방안 찾고자"한다며 "게임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게임 산업의 올바른 발전 방향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질병 분류(ICD)의 2018년 개정판 'ICD-11'에 게임중독 및 장애를 정신건강질환에 등재한다고 알려졌으며, 내년 5월 WHO가 ICD-11를 확정할 경우 공식 적용은 2022년부터다. 국내 도입은 통계법상 통계청장이 관계기관(보건복지부)장과 협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국내외로 게임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로 낙인 찍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이해국 교수는 "WHO에서는 그 기준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아, 이 조치가 적용되도 전체 게임 이용자 2% 내외가 해당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도자 위원은 "다른 중독의 경우는 건강보험이 적용이 되는데 게임 중독, 장애는 질병분류가 되지 않아 주의력 결핍이나 ADHD처럼 다른 질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있어 국내 개정도 하루 빨리 앞당겨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게임계를 대표해 나온 강신철 협회장은 "기업들은 과몰입힐링센터에 후원하고 있으며, 넥슨은 어린이재활병원에 200억을 투자하고, 엔씨도 사회공헌에 500억 정도를 확보하는 등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에서 중독 문제와 함께 이를 위한 부담금 논의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카지노, 경마, 경륜, 복권 등을 규율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는 사행산업 사업자에게 전년 순 매출의 0.35%를 도박중독예방치유부담금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게임사들도 이같은 부담금을 내야한다는 주장이다. 2013년 인터넷 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손인춘법'이 발의된 바 있으나 통과되진 못했다.

한편 게임 국감 후반전에는 게임계 사행성 문제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손혜원 위원(민주당)은 지난해에 이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일(18일) 문체위 국감이 계속되며, 증인으로 소환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9일 종합국감에 출석할 계획이다. 

지난해 손혜원 위원은 "초등학생이 엄마 카드를 사용해 1500만원을 날리고, 또 다른 여중생은 4000만원을 날려 자살 소동까지 있었다"며 "확률형 게임은 도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여야 합의로 증인 채택이 불발된 김택진 대표에 대해서도 "국감엔 안 나오고 사행성 게임 광고에는 출연한다"며 일갈한 바 있다. 손 위원은 국감 전 SNS를 통해서도 “될때까지 갑니다”라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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