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특유의 컬러감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영국 유수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에 소개된 브랜드가 있다.

가죽 패션잡화 전문 브랜드 ‘페넥’ 오정희. 윤지영 공동대표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페넥 사옥에서 만났다.

페넥은 사막여우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잘 듣겠다’는 오 대표의 바람이 브랜드명에 반영됐다. 사막여우의 큰 귀처럼 이 대표는 현장 고객의 의견을 참고해 신규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오정희(우). 윤지영 페넥 공동대표
오정희(우). 윤지영 페넥 공동대표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에 주위 분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경청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런 가치를 브랜드에 고스란히 담자고 생각했죠. 잘 들으려면 귀가 커야 될 것 같아 고민 끝에 어린 왕자 이야기 속 사막여우를 떠올렸고 심볼화 했죠.”

페넥은 노트북 케이스로 시작했다. 창업 전 의류회사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오 대표는 시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자 노트북 케이스를 직접 제작했다.

패셔너블하고 노트북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주변 반응도 괜찮았다. 소량 제작 한 추가 분이 모두 판매되는 것을 보고 상품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2011년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대기업 의류회사에서 소재 디자이너로 일하던 윤 대표는 퇴근 후 남편 오 대표의 모자란 일손을 돕다 남편의 권유로 고심 끝에 합류했다.

사업 초기 노트북과 핸드폰 케이스를 판매하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갑도 제작했다. 부부의 시너지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작으로 선보인 반지갑 ‘페넥 지퍼 월렛 와인 컬러’가 20대 초. 중반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와인 컬러 지갑은 아직도 많이 찾고 있는 페넥의 대표 지갑 라인이다. 2~3년 전부터 숄더백 등도 출시하면서 30대 여성 고객까지 타깃층을 넓혔다.

품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에 색감까지 괜찮은 지갑으로 인식되면서 회사 규모도 점차 커졌다. 온라인 매출과 숍인숍 매출이 연간 수십억으로 성장했고 직원은 십여 명으로 늘어났다.

두 대표는 제품 기획, 디자인, 컬러링 등 상품제작 모든 과정에 소홀함이 없다. 현재도 제품 제작을 총괄하고 있어 내부에서 직원들은 실장이라 부른다.

매년 봄.여름(S/S), 가을.겨울(F/W) 시즌 2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출시 제품을 시즌 별로 묶어서 그렇지 거의 매달 신제품이 나온다는 게 두 대표의 설명이다.

페넥 홈페이지 이미지
페넥 홈페이지 이미지

컬러링은 윤 대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윤 대표는 시즌마다 대표 컬러를 선정해 이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페넥 만의 컬러를 보여주기 위해 제품 기획단계에서 부터 신중하게 고민한다. 대표 컬러를 선정하기까지 여러 번 샘플링하고 직원들과 수십 번 회의를 하기도 한다.

와인, 라이트 바이올렛, 라이트 핑크, 만다린, 모스 그린 등이 대표적인 제품 컬러다. 선정한 컬러를 반영한 페넥의 제품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온라인 쇼핑몰과 쇼룸에 잘 드러나 있다. 선정한 컬러로 3개월에 한번 씩 쇼룸 레이아웃을 다시 구성한다.

“고객 분들이 페넥 하면 컬러, 컬러 하면 페넥을 떠올릴 수 있도록 페넥이 추구하는 컬러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옥 1층에 쇼룸을 운영하는 것도 페넥이 추구하는 컬러를 잘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에요. 월(벽)만 있으면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컬러를 선보일 수 있죠. 컬러를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집단이란 의미에서 페넥 로고에 컬러스튜디오라는 컨셉 타이틀도 새겨 넣었어요.”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상품력을 인정받아 일본 바이어를 통해 일본 잡화전문쇼핑몰 도큐핸즈 매장에도 일찌감치 입점했다. 라쿠텐에서 잡화 부분 1위를 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호주 편집샵에도 입점할 예정이고 캐나다, 동남아 등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다.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스템을 갖춘 패션잡화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잡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제품이 뛰어나다면 고객들이 계속해서 찾아 줄 거라 생각합니다. 상품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고 페넥이 추구하는 컬러를 타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서도 선보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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