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홈앤쇼핑이 자사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의 배임 행위를 감싸고 있다. 앞서 홈앤쇼핑은 작년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적 받은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별도 경영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진단 보고서에서조차 중기중앙회가 책잡힐 만한 부분은 고의로 누락하는 등 제 식구 편들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중기중앙회가 홈앤쇼핑의 배임을 눈감은 것에 대한 입증 자료가 공개됐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정 의원이 공개할 문건은 차움 프레스티지 회원권 구매건, 차움회원권 양수도 계약건, 2018년도 홈앤쇼핑 제8차 이사회 보고 문건, 주식회사 홈앤쇼핑 경영진단 보고서 등 총 4건이다. 

먼저 '차움 프레스티지 회원권 구매건'은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가 김기문 당시 중기중앙회 회장을 위해 계약한 차움 회원권 구매 계약서다. 강남훈 전 대표는 지난 2013년 홈앤쇼핑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던 김기문 전 회장을 빙자해 전무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했었다.

차움 프레스티지 회원권 구매의 건 (자료=박정의원)
차움 프레스티지 회원권 구매건 (자료=박정의원)

이어 '차움회원권 양수도 계약건'에는 2015년 김기문 전 회장의 임기 만료 직전, 홈앤쇼핑이 김기문 전 회장의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에 차움회원권을 넘기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차움의원은 차병원 계열사로 귀빈 전용 고급 검진기관이다. 국정농단의 배후인 최순실이 약 1억 7000만 원에 육박하는 회원권을 무료로 이용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본 계약건에 언급된 '회원권'은 입회보증금 1억 원에 연회비 884만 원, 락커룸 사용료 22만원 등 1년에 900 만 원 가량을 납부해야 이용할 수 있는 고액 회원권이다. 회원들에게는 담당 주치의, 간호사 지정 건강관리, 건강, 피부, 바디 관리 등 맞춤형 선택 프로그램 이용, 전담 헬스 컨설턴트에 의한 맞춤형 운동관리, 정밀 건강 검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당시 홈앤쇼핑이 구매한 회원권의 경우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유효하다. 또 가입 신청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 법인 기명 1명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기문 전 회장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회원권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홈앤쇼핑의 고액 회원권 구매는 주주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형법상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박정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할 예정인 '2018년도 홈앤쇼핑 제8차 이사회 보고' 문건과 '주식회사 홈앤쇼핑 경영진단 보고서'에는 이러한 회원권 구매 사실이 누락됐다. 컨설팅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홈앤쇼핑과 자문 업체에 해당사실을 보고서에 담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경영 진단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중기중앙회 회장직에 있던 김기문 전 회장이 관계사인 홈앤쇼핑 대표이사 겸직을 통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6억 7267만 8910원이라는 고액 급여를 수령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 박성택 현 중기중앙회 회장이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으로서 3년간 6억 9676만 6280원을 수령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경영진단 보고서를 보면 액수는 누락돼 있고, 단순한 급여 수령은 문제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

'2018년도 홈앤쇼핑 제8차 이사회' 보고 문건 (자료=박정의원)
'2018년도 홈앤쇼핑 제8차 이사회' 보고 문건 (자료=박정의원)

박정 의원은 "작년 국감에서 다수 의원들이 홈앤쇼핑의 배임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점을 제대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홈앤쇼핑은 '경영 진단'이라는 명목으로 문제의 해명을 회피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 과정에서 홈앤쇼핑은 대표이사의 배임 행위를 감추는 등 대주주 보호에 급급했다. 중기벤처부가 나서서 홈앤쇼핑은 물론 대주주인 중기중앙회까지 철저한 감사와 필요시 수사 의뢰에 나서야 한다"고 질책했다.

경영자문을 전문분야로 두고 있는 전명환 이언그룹 대표는 이번 문제에 대해 "중기중앙회를 대주주로 둔 홈앤쇼핑이 경영진단 컨설팅 업체에 대주주 관련 민감한 사안을 제출하지 않았을 수 있다. 홈앤쇼핑과 중기중앙회 임원진의 경영자적 자질이 윤리적으로 어긋난 점에 대해서 질책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 경영진 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홈쇼핑'은 이윤을 남길 수밖에 없는 사업부문이다. 그럴수록 경영진들이 보다 도덕적으로 투명하게 경영한다면 보다 향상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