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다. 여성 사업가와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교류하는 온오프라인 모임이다.

지난해 11월에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이 커뮤니티는 1300여명 회원이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각종 고민을 나누고 업계 동향 등 여러 정보를 교환한다. 일과 삶의 균형, 기업 문화, 복지혜택, 커리어 개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정책을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스여일삶은 지난 27일 미국 페이스북 본사가 선정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우수 커뮤니티로 1년간 페이스북으로 부터 5만 달러(약 5500만원)의 활동 지원금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 받는다.

이렇듯 스여일삶이 커뮤니티로 국내에서 인기있는 이유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고충과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과 비슷한 일과 삶을 살고 있다. 스여일삶의 오프라인 모임에서 취재를 통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일과 삶에 대한 궁금증을 '동질감을 갖고' 가볍게 나마 들여다봤다.

많은 여성들이 일을 찾아 자신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많은 여성들이 일을 찾아 자신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스타트업 여성들의 워크 라이프를 추구하자

스타트업은 수평적 문화에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 중심의 회사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의식, 사명감을 갖고 기존에 없던 답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곳이기에 최근 젊은이들은 물론 많은 여성들이 스타트업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근무 외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회사 분위기가 대기업처럼 수직적이거나 경직되지 않아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이점과 변화에도 민감하여 지루할 틈 없이 함께 호흡하고 성장할 수 있기에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이런 자기계발을 격렬하게 도전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있어 여성들은 온전히 일에 몰두할 수 없다. 대기업 등 일반 회사에선 당연히 있는 출산·육아 등 관련 제도들이 스타트업에선 제도화 되어 있는 않는 경우가 많다.

주35시간 근무제, 원격 근무제, 재택근무제, 유연근무제 등 혁신적인 복지제도가 대기업, 공장들에 비해 스타트업에 최적화 되어 있긴 하나 여전히 소규모로 운영되어지는 스타트업의 특징상 아직까지 여성, 기혼자, 부모에 특화된 복지 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은 직원 10명 중 여성 직원이 1명~2명인 경우가 많고 10년 차 이상의 여성 스타트업 인들이 현저히 없어 출산·육아 문제 때문에 일을 관두는 경우 또한 일반 기업들보다 많다. 회사에서 함께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고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많은 여성이 외롭다고 느낀다.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해 주는 만큼 책임도 따르고 늘 새로운 것에 시도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니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의식, 사명감을 갖고 자기계발을 격렬하게 도전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의식, 사명감을 갖고 자기계발을 격렬하게 도전하다.

"근속년수가 긴 워킹맘 원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한 지 3년 차인 김다빈 매니저는 "개인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수평적 문화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어 운이 좋지만 결혼 후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걱정은 든다"며, "여성과 기혼자에 대한 복지제도는 일하는데 있어 중요시 고려되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이 인재유출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는 만큼 근속년수가 긴 직원들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복지나 기업문화 적립에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업무와 삶의 완급조절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곳으로 결혼, 출산 이후에도 꾸준히 근무해서 근속년수가 긴 워킹맘으로 오래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력 7년 차인 최아름 팀장은 "사람을 중시해 다방면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점이 스타트업의 매력인 건 사실이다"며 , "하지만 1년 넘는 육아휴직을 하고 왔을 때 회사가 존속하고 있을 지도 걱정되는 등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제도의 부재로 알게 모르게 받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직원 수가 적은 회사라고 해서 여성 직원을 위한 제도가 없어서는 안되고, 여성들이 결혼 전/후, 육아 전/후 일하기 좋은 유연한 회사가 필요하고 스타트업에서 아이키우는 일을 잘 해 나가는 모습을 주변에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6년부터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들어 여성 스타트업 인들의 고충을 듣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온 스여일삶의 김지영씨는 "스여일삶 활동을 온·오프라인으로 더욱 확대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며, "여성들을 위한 스타트업 '플래너리'에서 커뮤니티 플래너로 활동하면서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 더 훌륭한 여성들이 스타트업 업계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걱정과 스트레스 없이 워크 라이프를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가 절실하다.

일과 삶을 중시하는 여성들이 온 힘을 다해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놈들연구소 최현주 책임이 전시회에서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일과 삶을 중시하는 여성들이 온 힘을 다해 일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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