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게임업계 인사들이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 줄줄이 소환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임산업에서 고질적으로 거론되는 확률형 아이템과 함께 게임 장애, 핵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국회 내 합의로 증인 채택에서 제외됐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출석 여부가 주목된다.

게임계 국정감사 일정
게임계 국정감사 일정

논란의 배틀그라운드…10일-12일 장병규 블루홀 의장

먼저 장병규 블루홀 의장은 국감에 2번 출석할 예정이다. 장병규 의장은 1996년 세이클럽으로 유명한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했고, 2005년에는 검색 엔진 ‘첫눈’을 창업해 네이버에 매각하며 인터넷 업계에 유명인사가 됐다. 뒤이어 2007년에는 게임 개발사 블루홀을 설립해 ‘배틀그라운드’로 또 한번 대박을 쳤고, 지난해부터 4차산업혁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국감에서도 장 의장은 10일 진행되는 교육문화위원회 국감에서는 이른바 ‘핵’으로 불리는 불법 위·변조 프로그램 등에 대해, 12일에는 정무위원회에서 블루홀 주식 거래 관련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맞고 있는 장 의장에게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질문도 나올 전망이다.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의 일인칭총싸움게임(FPS)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과 4월 각각 100만명이 넘는 핵 사용 유저를 영구 이용 정지시킬 정도로 ‘핵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게임 이용자의 불편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장병규 의장을 증인으로 요청한 것은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으로, 게임 핵, 매크로 같은 불법 프로그램과 사설서버를 만들 경우 강력히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장병규 의장은 주식 관련 의혹도 받고 있다. 블루홀의 자회사인 펍지가 삼성스카이제일차와의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는데,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법 제342조 2항에서는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을 금지하고 있으며, 장 의장은 블루홀의 최대 주주다. 

게임중독이 장애? 11일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11일에는 보건부에서 게임중독의 질병코드화에 대해 논의된다. 증인으로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이 출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질병 분류(ICD)의 2018년 개정판 'ICD-11'에 게임중독 및 장애를 정신건강질환에 등재한다고 알려졌으며, 업계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5월 WHO가 ICD-11를 확정할 경우 공식 적용은 2022년부터이며, 국내 도입은 통계청에서 검토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또한 관련해 국내 인식도 낮은 상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반인 1000명 중 70.6%는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단 4.1%만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게임업계 종사자의 경우에는 45.3%가 들어본 적이 없으며 37.3%는 들어보았으나 자세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게임 장애 논란의 경우 국회 등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점으로, 국감장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손혜원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스마일게이트는 출석 안해도 된다…김택진은?

18일 문체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출석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엔씨소프트의 주력게임 ‘리니지m’은 구글플레이 기준 최대 매출 게임으로 자리잡았으나, 과도한 현질(현금결제) 유도와 ‘확률형 아이템’으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코리아·넷마블·넥스트플로어에 9억원 상당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법적 조치를 당하지는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출석 여부를 확정 짓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대표를 증인으로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국감에서는 여야 합의로 김택진 대표의 증인 신청조차 되지 않았으나, 손혜원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해 오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서도 “될때까지 갑니다”라며 이번 국감의 김택진 대표 소환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20일에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장인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요청됐으나, 8일 오후 이정미 의원이 철회하며 무산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계열사 2곳이 근로감독 위법이 적발돼, 게임계 고질병인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 노동) 등 장시간 노동에 대해 질의받을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직원 근로 환경 개선과 관련한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스마일게이트 내 노동조합이 생긴 것도 증인 요청 철회에 주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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