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하며 치매환자를 돌볼 것을 약속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치매 관련 정책을 손보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관련 업계도 부쩍 성장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VR(가상현실)과 AI(인공지능)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적극 활용한 치매 솔루션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매는 당사자보다 주위 가족을 병들게 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치매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증상을 완화할 방법만 개발됐을 뿐 여전히 인류가 극복해야 할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중앙치매센터에 의하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17년 기준 72만4857명이다. 국내 인구 중 약 13%가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환자가 주위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치매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숫자는 더욱 많아진다. 변선정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은 “치매환자를 돌보는 분들이 대개 배우자, 노인인 점이 문제”라고 밝혔다.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데 이는 정신적,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라고 했다.

이미 치매 치료 및 간병으로 가계 부담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비용은 평균 2033만원이다.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서 VR 치료 프로젝트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사진=팀제파)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서 VR 치료 프로젝트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사진=팀제파)

팀 제파는 그동안 치매 요양원에서 치매 극복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대부분의 치료가 수면 유도 등 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정신의학 전문가와 IT전문가가 모여 치매 솔루션 드림을 개발했다.

국내 치매 치료는 그동안 초기 치매환자 치료인 인지 기능 개선(기억력 향상)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치매 환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건 중기 환자의 증상인 이상행동증상이다. 의심을 하거나 헛것을 보고, 퇴행적인 행동과 잠을 자지 않는 등의 증상을 말한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게 되는 주 원인이다.

치매 진행속도를 늦추고 ‘착한’ 치매환자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선 단순한 인지 훈련뿐 아니라, 정서 훈련이 필수다. 이상행동증상은 의심과 불안으로 인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 주 원인이기 때문에 정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한 정서가 안정적일 때 인지기능도 향상된다. 

중기환자 치매 극복을 돕는 VR 솔루션 ‘드림’ (DREAM)은 인지와 감정이 균형을 이뤄가며 개선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회상형 놀이 테라피, 릴랙스 테라피, 반응형 다중감각 테라피, 미디어 아트 테라피 등 총 4개의 테라피로 구성돼 있다.

인지기능 훈련은 회상형 놀이 테라피와 미디어 아트 테라피에, 정서안정 훈련은 릴랙스 테라피, 반응형 다중감각 테라피에 집중 반영돼 있다.

이미 해외는 VR을 통한 릴렉스 테라피가 개발된 상황이다. 그러나 인지와 정서 훈련을 동시에 다루는 전방위적 VR 솔루션은 ‘드림’이 유일하다. ‘드림’에 VR을 도입한 이유는 VR의 ‘3I(Immersion·몰입, Interaction·상호작용, Imagination·상상력)' 속성으로 인해 치매 극복에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VR을 통해 움직임이 불편한 치매환자도 야외를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각과 청각, 동작을 동시에 개입시켜 다중감각 자극 효과를 볼 수 있다.

팀 제파 관계자는 “‘드림’은 바이노럴 비트(서로 다른 주파수의 두소리를 양쪽 귀에 들려줬을 때 두뇌에서 인지하는 제 3의 소리) 기법을 도입, 치매 중기 중 가장 힘든 증상인 불면 극복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이어 “뇌파와 동조해 휴식을 유도하거나 인지기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치매 환자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숲, 바다, 농촌 등의 공간을 구현한 콘텐츠는 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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