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필립모리스는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를 상대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보다 오히려 타르 양이 많다"는 지난 6월 발표에 대해 불복한 것이다. 그동안 필립모리스는 식약처를 상대로 실험 데이터 등을 세부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를 거절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우선 타르는 일반적으로 기존 상식과는 다르게 한 가지 물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타르는 잔존물(Total Aerosol Residue)이라는 뜻으로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연기(증기)에서 나오는 모든 물질을 말한다. 타르(TAR)도 앞 글자만 따 만들어진 단어이다.

필립모리스는 타르의 진실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담배에서 배출되는 타르는 도로 등에서 사용되는 타르와 다르다고 전했다. 도로의 타르는 콜타르라고 불리는 물질이며 석탄이나 나무, 석유 등으로 만들어진다. 담배에서 나오는 타르와는 전혀 달라 유해성분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

진짜 문제는 타르가 아닌 1급 발암 물질인 유해 물질의 양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자동차를 예로 들어 "디젤 자동차와 수소 자동차의 배출물 양이 같더라도, 구성 성분은 같지 않다"고 했다.

실제 지난 6월 식약처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타르를 제외한 다른 1급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 포름알데히드 등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선 "식약처가 타르만 중점적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다른 유해물질도 언급을 했어야 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특성상 일반담배보다 수분이 많은데 이를 고려한 후 검사하지 않아 오히려 논란을 키운 셈"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일본은 수분을 잡는 수증기 필터를 개발해 궐련형 전자담배를 검사했다. 그 결과 식약처가 발표한 내용과 다르게 일본은 오히려 타르가 19.2(Mg/cig)에서 9.8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높은 수준의 타르가 발생하는 건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에 수분 함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아 타르 계산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두가지 종류의 담배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을 80% 적게 배출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공중 보건국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입자상 물질을 비롯해 유해한 화합물에 노출되는 수치가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독성 위원회는 유해 물질 노출이 감소돼 (사람들에) 건강에 대한 유의성이 저감되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실내 공기 오염 수준이 일반 담배보다 현저히 감소해 사용자 및 주변사람의 잠재적 위험도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타르보다는 다른 유해물질에 초점을 맞췄다.

식약처 발표 관련 관계자인 A씨는 이번 소송에 대해 "어떤 방법을 가지고 검사할 지 공개한 마당에 소송은 부적절하다"며 "이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A씨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방법이 없어 현재까지는 일반담배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측정 방법마다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 역시 “타르에는 이번에 검사한 9종의 물질 말고도 아직 유해한지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를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담배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뿐만 아니라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유해성분의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필립모리스 측으로부터) 소장을 받지 못했다. 소장을 받아봐야 반박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담배 허가는 기획재정부에서 하는데, 이번 검사는 기획재정부에 의뢰를 받아 하게 된 것"이라며 "향후 추가 검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필립모리스 소송에 따른 재판 날짜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타르 논란이 혼란을 딛고 재판을 통해 가려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