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물질에 대해 발표한지 약 2달이 지났다. 현재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 등을 삽입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담배업체들은 새로운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식약처와 담배업체 간의 상반된 주장 때문에 소비자들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출시 이후 계속되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올해 8월 판매량이 2850만갑으로, 지난해 8월보다 약 3.5배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담배 판매량의 9.3%에 해당한다. 전자담배 점유율은 올 1월 9.1%에서 5월에는 10%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6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식약처에 발표가 핵심이라는게 대부분의 중론이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대표적인 제품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BAT코리아의 글로가 배출하는 타르, 니코틴 등 11개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고, 일부 전자담배는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타르 함유량이 높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 유해성을 검증할 만한 국제적으로 공인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식약처는 일반 담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조사했다.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 제품 아직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경고 그림이 없다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부착할 예정이라고 밝혀, 식약처와 담배회사 간의 2차 논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 제품 아직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경고 그림이 없다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부착할 예정이라고 밝혀, 식약처와 담배회사 간의 2차 논쟁이 예상되고 있다

식약청 발표에 담배업체들 적극 반박

담배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식약처 발표에 반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분이 평균 90%가량 덜 배출된다고 홍보했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시한 근거는 이렇다. 타르는 측정할 때 담배 연기 또는 증기 입자 총무게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하면 측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일반 담배는 태우는 특성상 연기 수분량이 거의 없어 궐련형 전자담배와 공정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타르 수치도 잔여물의 단순 무게(mg)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독성물질과 단순 잔여물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필립모리스는 "식약처가 타르 수치에만 초점을 맞춰 발표했다. WHO가 지정한 유해물질 9가지가 일반 담배에 비해 90% 감소한 부분도 있다"며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식약처는 이브리핑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담배는 한개피만 꾸준히 펴도 폐암 확률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해물질을 덜 배출해도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해당 내용을 반박하고 있는 업체는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위험도 감소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18건의 비임상연구와 10건의 임상연구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8월 30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해 식약처의 발표를 반박했다.

필립모리스는 실험용 쥐(A/J 마우스)를 그룹으로 나눠 각각 일반담배 연기와 아이코스 증기, 보통 공기에 노출시킨 결과,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쥐가 폐암종 발병률 다발이 공기에만 노출된 쥐보다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코스 증기에 노출된 쥐는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쥐보다 폐암종 발병률 등이 현저히 낮았고 공기에만 노출된 쥐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담배 판매량 소폭 증가...흡연자 다시 일반 담배로?

식약처는 현재까지 별다른 반박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 의약품 대변인실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까지 식약처의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또한 "기존 담배 회사 발표를 하나씩 대응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런 논란이 지속되자 오히려 흡연량이 느는 결과로 돌아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8월 전체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8월보다 90만갑(0.3%) 증가했다.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들이 일반 담배로 다시 돌아가거나, 일반 담배를 함께 흡연하고 있다는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신동욱 교수는 "전체 암 환자 중 20~30%는 흡연을 통해 발생한다. 폐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흡연할 경우 다른 암이 생길 확룰이 3.5배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분명한 건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확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고,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태우는 부작용 등이 일어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건강만 나빠진다는 점이다.

(위쪽부터) KT&G 릴 전용담배 핏,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전용담배 히츠
(위쪽부터) KT&G 릴 전용담배 핏,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전용담배 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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