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한번은 열어봐야 할 新세계 '스카이다이빙'
살면서 꼭 한번은 열어봐야 할 新세계 '스카이다이빙'
  • 김민정 여기어때 액큐
  • 승인 2018.09.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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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여기어때 액큐(액티비티 큐레이터) 도전기

공중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옥외 레포츠 활동)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단 하나의 와이어에 의지해 빠르게 하강하며 속도를 즐기는 짚라인, 탄성이 좋은 줄에 매달려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하늘로 확 쏘아올려지는 슬링샷 등등. 하지만 가장 고난이도라고 인정받는 건,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유낙하를 즐기는 스카이다이빙이다.

스카이다이빙이라고 하면 대부분 뉴질랜드나 하와이, 두바이 등 액티비티가 활성화된 나라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한국에서도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다. 그것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 미사리에서.

미사리 조정경기장 옆 산책로를 약 10분쯤 걸으면 스카이다이빙 전문업체 스카이 어드벤쳐를 만날 수 있다. 토요일 아침 첫 비행 시간을 예약했는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다.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와중에도 모두 미소를 띤 얼굴이었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활발한 커뮤니티의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져 왔다.

김민정 여기어때 액큐가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사진=여기어때)
김민정 여기어때 액큐가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사진=여기어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서약서 작성이다. 내용은 제법 무서운데 '본인의 의지로 스카이다이빙에 임하는 것이 맞으며, 사고가 나거나 사망시에도 업체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본격적인 레저스포츠에 임하는 기분이 들어 결연한 마음으로 서명을 하고 내용을 낭독했다. 서약서를 작성하고 나면 자세 교육이다.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나서는 몸을 뒤로 젖혀 바나나 모양을 만들고, 다리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약 40초의 자유낙하 후 낙하산이 펼쳐질 것이며 그 뒤로는 패러글라이딩처럼 비행하며 착륙한다는 안내가 뒤따랐다.

투타타타타, 예상보다 조용한 소리를 내며 헬기가 도착했다. 헬기가 도착하자마자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게 바뀌었다. 모두 분주하게 이륙 준비를 시작했다. 함께 뛰어줄 이동우 강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하니스(안전 벨트) 착용을 위해서였다. 제법 복잡하게 연결된 하니스를 순서대로 착용하고, 안전을 위한 확인까지 하고 나면 준비는 끝이다. 헬기 앞으로 다가가자 역시 긴장이 됐다. '1000번 넘게 점프를 했다'는 이동우 강사는 내 떨림을 눈치챘는지 이런저런 말을 붙이며 마음을 풀어줬다. 탑승 후 잠시 기다리자 문이 닫히고 헬기가 떴다.

헬기를 타기 전에는 구름 높이 정도에서 다이빙을 하겠구나 짐작했는데 웬걸, 그 이상이었다. 구름이 떠 있는 높이는 3000피트(약 900m), 다이빙을 하는 높이는 1만 피트. 약 3km 높이였다. 한라산을 하나하고도 반을 더 가져와야 하는 높이까지 올라가자 구름이 까마득하게 아래로 보였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군데군데 불쑥불쑥 솟아있는 산맥들이 미니어처처럼 작았다. 하남의 모든 것이 맑은 공기 덕에 훤히 보였다. 이렇게 끝내주는 날 첫 스카이다이빙을 하다니, 운이 좋았다.

헬기가 호버링(제자리 비행)을 하는 동안, 이동우 강사는 내 골반 양쪽의 연결고리와 양어깨의 연결고리를 본인의 하니스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러는 동안 교육생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먼저 뛰어내렸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깔끔한 점프였다. 한 사람, 한 사람 뛰어내릴때마다 나와 일반인 탑승객은 겁을 먹고 소리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고글을 얼굴에 꽉 맞게 썼는지 확인하고 나니 모든 준비는 끝났다. 드디어 마지막, 내 차례가 됐다. 두려움 앞에서 머리를 비우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강사 앞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양새였으니, 선택권은 없었다. 앉은 채로 몸을 끌면서 이동해 헬기 밖에 난 발판을 디뎠다. 스카이다이빙의 모든 순간 중 가장 두려운 순간이다. 하지만 강사는 아주 멋진 포즈를 취하더니 의연하게 몸을 날렸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자유낙하가 시작됐다. 뛰어내린 후 찰나의 순간은 공포 그 자체였다. 뻣뻣하게 온 몸에 힘을 주고 있었더니 허공에서 머리를 축으로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게 됐다. 패닉에 빠진 그때, 뒤에서 강사가 툭, 신호를 보냈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젖혀 바나나 자세를 취하자 거짓말처럼 몸이 안정됐다.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피부가 흩날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당겼다. 팔을 펼치자 영화에서나 봤던 것 같은 완벽한 자세가 됐다. 그러자 뇌에서 아드레날린을 뿜어냈는지, 거대했던 두려움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됐다. 인생에서 이렇게 신났던 순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기분이 들떴다. 소리를 내질렀지만, 비명이 아니라 환호성이었다.

아쉽게도 짜릿한 자유낙하는 잠시뿐이었다. 갑자기 몸이 위로 확 끌려 올라갔다. 낙하산이 펼쳐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진 패러글라이딩도 즐거웠다. 그네를 탄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하남의 하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잔뜩 신이 난 나를 배려해서였는지, 강사는 마음껏 스핀 기술을 보여 줬다. 또 다른 짜릿함이었다.

김민정 여기어때 액큐가 헬기 탑승 전 기념촬용하고 있다.(사진=여기어때)
김민정 여기어때 액큐(왼쪽)가 헬기 탑승 전 기념촬용하고 있다.(사진=여기어때)

착지할 때는 미리 주의를 들었던 것처럼 다리를 최대한 높이, 앞으로 쭉 뻗어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내려오고 나서도 흥분이 채 가시질 않았다. 이런저런 감상을 마구 쏟아냈는데, 문득 평소보다 엄청나게 높은 톤으로 소리 지르듯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제야 천천히 진정할 수 있었다.

스카이다이빙이 끝난 후 동영상을 돌려보니, 하늘을 날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내가 있었다. 고개는 왜 그렇게 끄덕이는지, 팔은 왜 그렇게 팔락거리는지…. 바둥거리면서 마음껏 즐거워하는 내 모습이 낯설고 신기했다. 일곱 살 이후로 이렇게 신났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 언제나 점잖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꽉 조여 뒀던 감정의 고삐를 이렇게까지 풀었던 적이 있었던가?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한 스릴을 겪음과 동시에, 일부러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던 스스로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하기까지. 헬기를 타고 만 피트의 하늘까지 올라 잠깐의 자유낙하와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하는 약 20분의 시간 동안 스스로가 몰랐었던 새로운 감각과 알고도 외면했던 감정, 두 가지 모두를 만났다. 그동안 즐겼던 모든 액티비티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액티비티가 스카이다이빙이었다. 만약 당신에게 고소공포증이 없다면, 살면서 꼭 한번쯤은 열어봐야 할 신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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