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ICO)을 둘러싼 남모를 사정들
코인 상장(ICO)을 둘러싼 남모를 사정들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8.09.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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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블록체인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코인의 거래소 상장 여부는 신뢰와 직결된다. 해당 프로젝트가 상장될 만큼 검증이 이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원화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 유무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냐 없느냐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각 가상화폐 거래소의 상장기준은 베일에 둘러싸여 있다.

주식 사장에 비해, 너무나 애매하고 주관적인 코인 상장 기준

현재 코인 상장(ICO) 기준의 정해진 기준은 없으며, 각 거래소는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코인 상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심의 절차는 3단계로 간단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경우, 코인 상장심의 요청을 받으면 상장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코인을 심의·검토하고 거래소에 상장이 이뤄진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상장심의위원회의 심사기준이라 할 수 있다. ▲ 비즈니스 영속성 ▲ 기술적 기반과 확장성 ▲ 시장성으로, 세부적으로 지속 가능성, 경쟁력, 기술의 적합성, 보안성, 시장 수요 등으로 나눠져 있다.

후오비 거래소의 심사기준도 비슷하다.

후오비에 따르면, 코인의 거래소 상장을 신청하려면 프로젝트 자료를 구비하고, 정책 규정을 준수하며, 프로젝트 정보 등을 공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말그대로 ‘애매’하다는 것이다. 

일반기업이 한국거래소 코스피 시장에 주식 상장을 하려면 자기자본이 300억 원 이상 보유하고, 경영성과 측면에서 최근 매출액 1000억 원 달성 혹은 3년 평균 700억 원 유지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또 안정성 요건으로 3년 이상 영업활동을 유지 조건도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심사에는 실질적인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요건도 없다. 모두 심사위원회 내부에서만 머무는 상황인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나름의 남모를 사정

가상화폐 거래소 측도 남모를 사정은 있다. 코인의 심사 기준은 곧 거래소 운영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오세경 후오비코리아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코인의 상장 심사는 거래소 운영의 노하우”라며, “내부에서도 심사 관련 내용은 일부 인원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오비 코리아는 상장 심사 기준, 위원단의 규모 등 심사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한편으로는 거래소 상장심사가 불량 코인을 필터링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심사 기준이 공개될 경우, 상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코인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코인을 위한 상장이 아니라, 상장을 위한 코인을 만들어 자본을 끌어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구상도 없이 ICO나 상장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며, “그러다 보니 거래소는 심사 단계에 대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거래소도 코인 심사에 대한 투명성에 의심을 알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책을 내놓고 있다.

빗썸의 경우, 코인이 신규 상장을 하게 되면 해당 코인에 대한 상장검토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빗썸)
빗썸은 상장되는 코인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빗썸)

상장검토보고서에는 상장하려는 코인의 정식명칭, 발행일, 총발행량, 시장유통량, 시가총액 등 기본적인 정보를 비롯해, 해당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요 멤버와 코인 컨셉 및 기술적 특징, 로드맵을 담고 있다.

심사를 밝히지는 못해도, 왜 상장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후오비는 상장 심사 자체를 없애고 유저의 투표로 상장을 결정하는 후오비 하닥스(Huobi HADAX) 거래소를 만들었다. 

후오비 하닥스 거래소에 상장하고자 하는 코인 프로젝트는 최소한의 조건만을 충족하면 후보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유저들이 투표를 통해 상장을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사진=후오비 하닥스)
후오비는 투표로 코인 상장을 결정하는 거래소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후오비 하닥스)

투표 기간이 정해져 있어 무분별한 과열도 줄이는 한편, 결과적으로 중앙집중형 거래소를 지양한다는 점에서 거래소의 지향점으로 평가받는다.

오세경 실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 상장의 확실한 기준은 사업의 타당성”이라고 밝혔다.

왜 거래소는 상장 심사를 숨겨야만 할까?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한창 가상화폐 규제 여론이 일어나 이후, 정부는 감감무소식”이라며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관련 법이 제정되어 있기 때문에 코인에 대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배상책임 등 제재 조치가 수반될 수 있다”며, “작전 주식 찾아내듯 작전 코인을 찾아내는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과 관련한 최소한의 법이 없기 때문이다. 보물선 코인, 삼성 코인 등 각종 유사 수신 사기 사태는 코인과 그를 둘러싼 거래소를 외면하는 정부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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