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거 참여하면서 남북간 가시적 경제협력(경협)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남북정상회담 전체 특별수행단 중 3분의 1인 17명이 경제계 인사로 꾸려졌다. 경제계 인사들 중 그룹 총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남북간 경협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공항을 출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공항을 출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청와대)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그간 남북 경협과 대북사업에 무게를 둬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도 함께한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측 경제계 인사들은 방북 첫 날인 18일 북한 리용남 경제담당 내각 부총리를 만난다. 리 부총리는 북한 고위 관료 중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무역상을 지냈으며 지난해 4월부터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는 북한의 대외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수준의 기구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기업 총수들에게 대북 사업과 투자 유치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은 북한 지역에 투자를 하거나 물자·설비를 반입하는 내용을 결정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계획을 내놓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큰 불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제재 해제 이후에 추진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협 사항들에 대한 큰 틀에서 논의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기업인들의 방북에 대해 "특별하지 않다"며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경제 담당하는 내각 부총리와 이야기하면 어떤 이야기 나올 지 저도 궁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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