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테드 창의 원작소설「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기반한 영화 <컨택트>는 ‘샤피어 워프 가설’을 주요 테마로 극을 전개한다. 언어 결정론이라고도 불리는 ‘샤피아-워프 가설’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가 만들어진다는 이론이다.

‘PC(Personal Computer)’라는 단어를 예로 들자면, 1975년까지만 해도 PC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있어 컴퓨터라는 단어를 통해 떠오르는 생각은 집채 만큼 거대 기계였다. 

1975년은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설립한 때였다. 당시 빌 게이츠는 PC를 통해 세상 보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소유하는 세상을 상상했고, 이후 PC라는 단어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사고는 확연했다. 

그 이후로 33년, 지난 모두의 손에 들려진 지금 손바닥만 한 기계는 당시의 슈퍼 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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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했다.(사진=pctech)

IT는 세상의 탄생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분야다. 그래서 끊임 없이 새로운 단어가 탄생한다. 생겨난 단어는 IT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를 함께 세상을 퍼져나간다. 최근에는 얼리어답터는 단어도 유튜버로 변모하고 있다.

반대로 새롭게 생겨난 IT 단어를 읽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IT 관련 신조어를 등록했다.

SNS 시대에는 SNS를 위한 단어를 원한다

SNS 조사 매체 버즈스모와 모즈의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미디어 플랫폼에 포스팅된 1백만 개 콘텐츠 중에서 85%가 1,000자 이하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런 경향은 ‘TL;DR’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풀어보면 ‘Too long; didn't read’라는 의미로, 뭔가를 읽으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데 쓰이는 단어다. SNS 시대에 ‘읽기’라는 행위는 분명 과거보다 더 많은 소요를 들이게 한다. 

‘인스타그램(INSTAGRAM)’도 신조어로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등록됐다. 뜻은 ‘인스타그램 서비스에 사진을 공유한다’는 동사다. 신기한 점은 아직 ‘페이스북(FACEBOOK)’은 등재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이라는 단어가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새롭게 추가됐다. (사진=메리엄-웹스터 사전 갈무리)
'인스타그램'이라는 단어가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새롭게 추가됐다. (사진=메리엄-웹스터 사전 갈무리)

SNS를 하는 단어가 들어갔듯, SNS를 하지 않는 의미를 뜻하는 단어도 추가됐다.

스마트폰 기능 중 하나인 '에어플레인 모드(airplane mode)’라는 단어에 ‘페이스북 등 모든 스마트폰 활동을 중지하다’라는 의미가 추가 등록됐다.

더불어 SNS를 주로 사용하는 ‘Z세대(GENERATION Z)’도 새롭게 등록됐다. Z세대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애플 광고는 아이가 '묻고 있다. (사진=애플 유튜브 광고 갈무리)
애플 광고는 아이가 "What’s a computer?"라고 묻고 있다. (사진=애플 유튜브 광고 갈무리)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자라났으며, SNS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또 PC라는 개념도 알지 못 한다.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는 새로운 개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

IT 생활상뿐만 아니라 산업을 반영하는 단어 역시 새롭게 등록됐다.

‘핀테크(FINTECH)’가 은행 및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 디지털 및 온라인 기술을 사용하는 제품 및 회사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지난 2003년 업데이터 캐피탈(Updata capital)의 파이낸셜 테크놀로지 모니터(Financial Technology Monitor)에서 처음 약어로 쓰이고 15년 만이다.

IT 기술이 발전하듯,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세상을 보여주는 단어 또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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