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사드 해빙' 훈풍에 승부 걸다
화장품업계, '사드 해빙' 훈풍에 승부 걸다
  • 이길주 기자
  • 승인 2018.09.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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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맞은 아모레퍼시픽,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탈출구 모색
'럭셔리 이미지' 덕 본 LG생건, 소비여력 높은 고소득층 지속 공략

[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한·중 관계개선 노력으로 중국의 자치성들이 금한령(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풀면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유커(중국단체관광객)가 다시 늘면서 중국 사업에 힘을 쏟던 화장품 업계가 중국발 훈풍에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하이에 연구소까지 설립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 6조291억원을 기록하며 LG생활건강(6조2705억원)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만회할 기회가 많다. 사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실적이 반등했다. 2분기 매출액은 1조5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03억원으로 같은 기간 30.6% 늘었다.

최근 유커(중국단체관광객)가 다시 늘면서 화장품업계 유커잡기전
최근 유커(중국단체관광객)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사드 역풍에 한발짝 비켜서 있던 LG생활건강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액은 1조6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영업이익도 2673억원으로 15.1%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갈 길이 멀다. 2분기 실적 상승에도 올 상반기 전체는 여전히 전년 수준을 밑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 줄었고 영업이익도 11.9% 감소했다. LG생활건강에 빼앗긴 '업계 1위' 자리도 되찾아 오지 못했다.

이미 중국에 설화수, 이니스피리, 에뛰드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으로 자리잡은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피해가 컸다.

이에 작년 9월부터 시행한 면세 구매제한 조치를 최근 완화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면세점에서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 주력 제품의 구매 수량을 브랜드별 최대 5개로 제한한 바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물량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중국 현지에서 저렴하게 재판매하자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구매제한 정책을 강행한 것이다. 하지만 9개월 만에 입장을 바꿔 구매제한 정책을 기존 ‘브랜드별 5개’에서 ‘품목별 5개’로 완화했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실적(표=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2분기 실적(표=아모레퍼시픽)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 강화,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대표제품을 중심으로 럭셔리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중국에서 매장을 지속 출점할 계획이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미주, 호주를 비롯 중동에 이르기까지 고객 저변 확대에 집중하며 OEM(위탁 생산),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방식을 넓혀 신시장 개척 성과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조용환 과장은 "중국 시장은 회복모드로 들어섰고, 최근 여권 신장과 한류가 전파되면서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 중인 중동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언제 또 사드 보복 같은 일이 발생할 지 모르는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해빙 무드라 보기는 아직 어렵지만, 해빙이 시작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완전 극복하기까지 시일이 걸리겠지만 관광객 수도 늘어나고 있고 중국 세제 개편으로 중국내에서도 매출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 3분기 영업이익 추이 (표=와이즈에프엔)
화장품업계 3분기 영업이익 추이 (표=와이즈에프엔)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단제관광객의 급감에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럭셔리 화장품 중 대표브랜드인 '후'는 지난해 단일브랜드로 매출 1조4200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후'는 2006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결과 제품에 대한 믿음과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현재 중국 백화점 199곳에 입점해 있다. 소비여력이 높아지는 중국 고소득 여성층을 겨냥했다.

이에 기존에 진출한 후, 숨 브랜드 이외에 또다른 럭셔리화장품 브랜드인 오휘, 빌리프, VDL을 지난해 10월 중국에 진출시켰다.

LG생활건강 김민정 과장은 "중국 현지 백화점·온라인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국면이 전환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5대 럭셔리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커가 점차 풀릴 것으로 보며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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