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에서도 넥슨에 이어 두 번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게임업계종사자답게 이름도 'SG리그'로 정했으며, "함께할 리그원을 구한다"고 전했다. 넥슨노조가 출범한 지 이틀 만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지회장 차상준)는 9월 5일 ‘노조 설립 선언문’을 통해 스마일게이트노동조합 ‘SG길드’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스마일게이트노조(지회)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스마일게이트 그룹 소속 모든 법인들을 가입대상으로 한다.

SG길드는 "언제까지 크런치 모드에 빠져 묵묵히 무료 노동을 감내해야 합니까? 개발 실패의 책임을 오롯이 개발자에게만 전가하는, ‘접히면’ 이직을 강요당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바꿉시다"라며 "노동조합이 바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힘이 될 것"이라고 출범 포부를 밝혔다.

게임업계 노조로서 스타트를 끊은 넥슨노조도 "판교의 등대로 밤을 밝히는 대신, 노동자의 권리를 환하게 밝히는 노동조합이 되자"며 지지를 보냈다. 

9월 5일 스마일게이트 노조가 출범했다. 

게임업계는 12조원대 규모로 성장했으나 그 그늘 뒤에는 늘 노동문제가 거론되곤 했다. 직원들이 퇴근하지 못해 어두운 밤에도 게임사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해서 '등대'라고 불리웠다. 특히 논란이 됐던 '크런치 모드'는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크런치(Crunch)는 으드득, 뽀드득 등 단단한 것이 으스러질 때 나는 소리로, 업계 종사자들은 "사람을 쥐어짜서(혹은 갈아서) 게임을 만든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해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넷마블 소속 자회사 넷마블 네오에서 일하다 사망한 A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지난 6월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한 사실을 공개했다. 위메이드 아이오(IO) 또한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근무하라는 반강제 근무체제를 7개월간 유지하고 개발중인 게임을 목표대로 출시하지 못하면 초과근로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려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3일 설립한 넥슨 노조는 현재 300명이 넘게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시작으로 게임업계 노조 설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게임사는 그동안 크런치모드를 일상화하는 한편, 사직을 강요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없애버리는 일도 있었다"며 "게임업계(통합) 노조가 설립되려는 노력은 계속 있어왔지만, 넥슨노조가 출범한 이상 각 게임사별 노조 설립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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