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의 위협에도 제조업은 건재했다.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인천기계공업협동조합이 '2018 인천국제기계전'를 개최해 제조업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50개 업체가 참여하여 냉동공조·냉난방, 수질관리·수처리, 스마트공장 솔루션, 로봇산업, 3D프린터와 자동화기기 분야에서 다양한 전시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7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다.

지난 5일 찾은 전시회장에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알파글로벌 등의 기획세미나가 준비돼 있었다. 여름의 끄트머리에 막 올린 전시회답게 행사장 안은 아주 시원했다. 대부분의 부스가 체험형 전시를 준비해, 참관객들은 각 기업의 3D프린팅·스캐닝, 로봇, 디지털 영상 현미경, 각종 공구 측정기 등을 직접 이용해볼 수 있었다. 다들 들뜬 표정으로 현재와 미래를 누빌 제조업 기술을 만끽했다.

용접공의 눈 건강을 생각한 '새로운 자동 용접면'

전시회장에서 기자가 가장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자동용접면 전문업체 디엔케이였다. 부스 현장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전용 헬멧’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날카롭고 세련된 용접헬멧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가방을 멨다기보다 가방에 매달려 있는 듯한 앳된 고등학생들이 진군해 헬멧에 손때를 묻혔다. 인기의 방증이다. 기자도 세련된 디자인의 헬멧들을 아낌 없이 눈에 담았다.

(사진=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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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케이는 '리얼R500/600'의 유광블랙 자동용접면을 새로 출시했다. 해당 용접면은 기존 출시된 용접면에 비해 렌즈가 투명하고 선명하다. 균일한 차광도를 유지하면서, 사용자가 용접할 때 색상 왜곡 없이 용접불꽃과 비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홍병돈 대표는 "수동 용접면은 렌즈가 어두워서 밖이 보이지 않는다. 용접하기 전에 항상 렌즈를 올리거나 벗어 둬야 했다. 그러나 자동 용접면은 면체를 쓴 상태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용접하는 순간에는 렌즈가 빛을 감지해 어두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용접면들은 노란색 색상이고 흐리게 보여 용접공들의 눈 건강 악화를 촉발했다. 그러나 본 제품은 렌즈를 투명에 가깝게 설계했고 선명한 시각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면체 렌즈가 클수록 가격이 비쌌다. 용접면 가격은 렌즈의 크기에 따라 5만 8천 원부터 23만 원까지 다양했다.

복합 재료 공정으로 제조 혁신에 기여하는 3D 프린팅

다음으로 찾은 곳은 메탈 3D프린팅 솔루션 국내 보급업체인 3D 클라우드였다. 3D 클라우드는 두 가지의 고강도 복합재료로 제조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 ABS 출력물에 비해 약 23배 높은 강도를 띤다.

(사진=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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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차장은 오닉스 프로(Onyx Pro)와 마크 투(Mark Two)라는 두 가지의 3D 프린터를 소개했다. 그는 "오닉스 프로는 오닉스와 유리섬유를 동시에 사용하여 복합소재 조형이 가능하다. 또 마크 투는 FFF 일반 '플라스틱 전용 헤드'와 탄소 섬유용 '특수 커터 장착 헤드'의 듀얼 헤드로 구성됐다. 그래서 산업용 6061 T6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있는 견고한 부품 제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해당 프린터는 FDM방식으로, 두 가지 노즐을 활용해 고강도 플라스틱을 만들어 낸다. 바닥 보강재도 단단하고 전반적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기계의 부품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모성을 반영한 신개념 '슬러리 펌프'

펌프 개발 생산업체 동우유체기계도 본 전시회에 참가했다. 동우유체기계의 펌프가 가진 큰 차별점은 슬러리 유동의 방향성이다. 기존 원심펌프 임펠러는 자오면 상에서 본 출구 유로가 거의 수직방향이다. 반면 동우유체기계의 경우 슬러리 유동이 모두 안쪽으로 향하여 재순환을 형성시킴으로써 케이싱과 임펠러의 마모를 최소화한다.

(사진=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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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중 기술영업부 부장은 “기존 펌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모 과정을 자체적으로 거쳐 임펠러를 개발했다. 슬러리 펌프란, 광산, 화학 공장, 발전소 등의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자갈과 진흙 등을 이송하는 펌프를 말한다. 직접적인 유체와 연결되는 부분은 자갈에 견뎌야 하므로 마모성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재질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되자 한산했던 전시회장이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제법 '기계인들의 잔치' 같았다. 서울 소재의 대기업 제조회사에 재직 중인 김창완 씨(남, 33세)는 본 행사에 참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3D 출력 창업을 준비 중인데, 이번 국제기계전에 관련 업종 유망한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차를 내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3D프린팅 소프트웨어 동향 소식을 접하며 많은 영감을 얻었다"면서 "내일 열릴 3D 프린팅세미나에도 참여해 메탈 3D를 활용한 금형 코어 제작사례를 들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권태는 변화와 전망의 부재를 불러온다. 하지만 제조업은 부지런하다. 요란한 유행 따라 쫓기듯이 기술 개발을 하지 않아도, 굳건한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적어도 기자가 느끼기에, 묵묵히 노력하고 성장하는 한국 기계업종의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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