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가입자 기준 미국 내 3위 이동통신사인 티모바일과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하나로 거듭날 경우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TV 제공 업체나 MVNO(알뜰폰) 등 관련 기업이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의 노조는 최근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병이 최종 마무리될 경우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 법인의 가입자 수는 약 1억 명을 넘어 현재 1·2위 업체인 버라이즌 및 AT&T와 대등하게 경쟁하게 된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은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승인을 결정한다. 국내의 경우 2년 전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현재 CJ헬로)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29일(현지시간) 폰아레나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위성 TV 제공 업체인 디쉬(Dish)가 통신 사업자가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분리된 채로 있으면 소비자와 일반 경쟁자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은 합병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디쉬는 강조했다.

다만, 디쉬는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될 경우 5G 네트워크 출시에 대한 혜택을 이용자가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티모바일은 현재 600㎒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고 있는데, 5G 네트워크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3.5㎓ 대역이나 28㎓ 대역에 비해 저주파 대역인 600㎒은 전파의 회절이 우수하다.

다른 TV 서비스 제공 업체 인 알티스(Altice)는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할 경우 MVNO 사업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티스는 “티모바일과 스프린트는 MVNO 파트너에 지원과 관련해 어떠한 확실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병을 통해 스프린트의 CDMA(2G) 네트워크가 해체되면 도시가 아닌 농촌 지역에서의 통신 서비스 품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에 각사 노조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에 각사 노조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의 경우 2년 전, SK텔레콤이 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공정위가 이를 막은 적이 있다. 공정위는 기업 결합을 심사할 때 경쟁제한성을 판단한다. 즉, 인수합병으로 인해 시장에서의 독과점 또는 우위적 지위가 발생해 요금이 오르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될 경우 공정위는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결합 시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구역 중 21개 방송 구역별에서 점유율 합계가 1위가 나온다며 경쟁 제한 효과를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해석했다.

한편, 작년 4분기 기준 버라이즌은 1억 46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AT&T는 1억1475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지난해 말 기준, 티모바일과 스프린트의 가입자를 합친 수는 1억2621만명이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비율은 1대 0.10256이다. 합병된 회사의 이름은 티모바일이 되고, 현재 티모바일의 CEO인 존 레저가 통합된 회사의 CEO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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