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2011년 애플이 아이폰4S에 시리를 처음 적용한 이후 아마존과 구글이 스피커 제품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경우 각각 iOS·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모바일 양강 체제를 구성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아마존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 코타나가 연동을 본격화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G전자,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이 앞으로 글로벌 또는 국내 기업과 서비스 연동이나 전략적 제휴를 맺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정보통신기술센터(IITP)의 ICT Brief 보고서에 따르면, AI 음성인식 기술을 대표하는 아마존 알렉사와 MS 코타나가 상대 플랫폼에서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지난 15일(현지시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8월 아마존과 MS는 AI 음성인식 분야에서 상호 연동 시스템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상과 연구개발을 진행한 적 있다. 당시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받는 AI 음성인식 분야에서 주요 업체의 첫 기술개발 제휴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논의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 이용자가 알렉사와 코타나 간 연동이 가능한 시범 서비스 단계로 진입하며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시범 서비스는 MS 윈도10 운영체제(OS)를 담은 PC에서 아마존 알렉사를 불러내거나 아마존 에코에서 코타나를 호출해 각 사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형태다. 아마존 에코에서 코타나를 불러내 음악재생이나 상품주문·배송추적·추가주문·반송·환불 등 쇼핑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에코 사용자도 코타나를 불러내 아웃룩·엑셀·파워포인트뿐 아니라 PC용 캘린더 정리, 이메일 회신 등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우선 미국에서 시범 서비스 진행해 소비자자 피드백을 반영한 후 2019년부터 본격 통합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테마 이벤트를 통해 코타나의 확장 능력을 시연했다 (사진=엔가젯)
마이크로소프트는 AI테마 이벤트를 통해 코타나의 확장 능력을 시연했다 (사진=엔가젯)

아마존 · MS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CES2017을 통해 4차산업혁명의 아이콘이 된 아마존과 PC 시장에서 우위적 입지를 가지고 있는 MS의 경우 AI 음성인식 기술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우위 확보를 위해 전략적 협력을 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특화된 서비스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협력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MS의 경우 코타나 보급 속도가 느리고 이미 애플·구글 등에 뒤처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마존과 협력을 선택했다. 2015년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OS 윈도폰에 코타나를 처음 도입했으나 윈도폰 사업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며 현재 윈도10 사용자만 이용하는 상황이다. MS 입장에서는 경쟁사 대비 뒤처진 AI 스피커 시장에서 시장 확대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시점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존의 경우 아마존 에코를 앞세워 AI 음성인식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일정을 기록하고 알려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부족이 단점이었다. MS의 경우 아웃룩·캘린더 등이 일정 알림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MS와 협력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AI 스피커 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아마존이 애플·구글의 거센 추격을 견제하기 위한 것도 이번 협력의 배경 중 하나다.

AI 음성인식 시장은 스마트폰‧AI 스피커에 이어 가전제품‧자동차 등 전체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각각의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분위기다. 현재 애플과 구글은 각각 iOS·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 이용자를 확보하며 자체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MS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맞불 작전에 나선 만큼, 애플·구글과 함께 톱3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빅스비 2.0을 적용한 갤럭시홈을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했는데, 구글도 연내 구글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도 AI 음성인식 기반 제휴 시작하는 단계 

국내 기업도 AI 음성인식 기반의 제휴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지난 2017년 9월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빅스비와 카카오i 연동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 MOU를 맺었다. LG전자는 가전 AI 플랫폼 딥씽큐가 있지만 네이버와 제휴를 맺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제품의 특성에 따라 딥씽큐나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의 클로바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LG전자 가전제품에 클로바가 사용된 경우는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I 플랫폼 누구를 올해 안으로 오픈 플랫폼 전략으로 바꿔 누구든 AI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KT의 경우 AI 플랫폼인 기가지니를 확보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삼성개발자포럼(SDC)을 통해 AI 비서 빅스비 얼라이언스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글로벌 주요 개발자들에게 SDC초청장을 보내고 오는 11월 7~8일 이틀간 SDC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대상은 개발 마무리단계에 돌입한 뉴 빅스비다. 뉴 빅스비는 갤럭시노트9에 이어 삼성전자가 연말에 내놓을 AI스피커 ‘갤럭시 홈’에도 연동되는 주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행사기간에 뉴빅스비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전면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뉴 빅스비의 강점은 타사 서비스와 직접 연동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AI전략그룹은 최소 수십여개의 외부 개발업체와 서비스 연동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ITP 기술정책단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 시리에서 시작된 AI 음성비서 시장은 아마존 알렉사를 적용한 AI 스피커 에코가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 기업이 모든 것을 영위하기보다 각각 장점을 지닌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며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AI 음성인식 개발 기업도 관련 기업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강화해 확장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장 성장의 기폭제로 삼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도 AI 음성인식 기반의 제휴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구개발과 전략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표=IITP ICT Brief 보고서
표=IITP ICT Brief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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