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이 올해 안으로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 Fixed Wireless Access)를 통해 5G 상용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연내 5G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이 5G 경쟁을 시작하면서 5G 서비스 대응을 위한 글로벌 제조사들의 5G 스마트폰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의 5G 상용화 경쟁이 스마트폰 시장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ICT(정보통신기술) Brief 보고서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기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군인 5G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2021년 약 1억1000만대를 기록해 전년(2020년) 대비 약 255%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LTE 중심인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3% 감소한 14억5600만대였고, 올해는 출하대수가 작년에 비해 2% 감소한 14억20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2019년부터 매년 성장해 2022년에는 16억5400만대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될 것이라고 IDC는 전망했다. 2018년~2022년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은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바로 5G 때문이다. 5G 이동통신 규격의 국제 표준화 작업이 진전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5G 기반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5G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5G 스마트폰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란 민간 표준화 기구(국제 이동통신표준화단체)인 3GPP가 개발한 글로벌 표준 규격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6월 최초의 국제 5G 표준인 5G 릴리즈 15가 공개됐다. 5G NR(뉴라디오, 글로벌 표준 규격) 릴리즈 15는 6㎓ 이하 주파수 대역(2.5㎓, 3.5㎓, 4.5㎓ 등)과 밀리미터파(mmWave)로 불리는 초고주파 대역(26㎓, 28㎓, 39㎓ 등)을 활용해 통신하는 기술로,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지연 없는 통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TE(4G)가 고속 인터넷 및 실시간 스트리밍에 집중했다면 5G NR 릴리즈-15는 초고해상도 영상, 홀로그램, 실시간 인공지능(AI) 처리, 자율주행 등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IoT)과 오토 모티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CES2018서 에릭슨이 소개하는 5G
CES2018서 에릭슨이 소개하는 5G

한국, 미국, 중국의 치열한 5G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 

가입자 기준,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은 2018년 말 고정형 이동통신 기술 방식으로 5G 상용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할 계획이다. 5G 기반의 FWA가 상용화되면 5G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UHD 방송, 초고화질 VOD 등 고용량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라이즌은 이를 위해 지난 1월, 삼성전자와 FWA 통신장비를 공급받는 업무 협약을 맺고 7월부터 미국 11개 도시에서 5G FWA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연말에 새크라멘토 등 7개 도시에서 최초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FWA는 와이파이처럼 일정한 지역에서만 무선통신이 가능한 서비스로 이동통신 기술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동통신의 필수 기술인 핸드오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핸드오버란 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동중에도 자유롭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끊김없이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FWA는 일정 지역에서만 무선 통신이 가능한데 이용자가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를 이동하면서 무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은 올해 중으로 베이징에 300개의 기지국을 설치해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차이나텔레콤 역시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광저우에 이어 항저우, 상하이, 쑤저우, 우한 등 5개 도시에서 5G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중으로 100개의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이 연내 5G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올해 안으로 5G 스마트폰이 상용화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9월 초, SK텔레콤 · KT ·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들이 5G 이동통신용 장비 공급사를 일제히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통사들은 현재 기술력만으로도 연내에 5G FWA를 상용화할 수 있으나 5G 상용화는 소비자들이 5G 서비스라고 체감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이통사의 5G 네트워크 장비 선정이 이르면 9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화웨이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미지=IITP ICT Brief 보고서
이미지=IITP ICT Brief 보고서

한 · 미 · 중 글로벌 제조사들의 5G 스마트폰 준비 본격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정부가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언급한 시점이자 국내 이통3사가 일제히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내년 3월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얼마 전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5G 기술 리더십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3월 국내 이통사와 5G 스마트폰 최초 상용화에 대해 협의했고,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5G 첫 단말은 갤럭시S10이 아닌 별도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초고주파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제품 구현이 힘들기 때문에 일부 서비스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한정판 형태의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5G가 적용되는 것은 2019년 하반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G NR 릴리즈 표준을 적용한 5G 통신 칩 엑시노스 모뎀 5100도 이미 공개했다. 하나의 칩으로 5G는 물론 2G에서 LTE까지 모두 지원하는 멀티 모드 통신을 지원해 2019년 LTE에서 5G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5G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미국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에 2019년 상반기 5G 스마트폰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북미 첫 5G 스마트폰이 될 것이 유력하다. 스프린트는 미국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하면서 2019년 첫 출시 5G 스마트폰은 LG전자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북미 이동통신 사업자와 함께 5G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2019년 상반기 애틀란타, 시카고, 달라스, 휴스턴, 캔자스시티, 로스앤젤레스, 뉴욕, 피닉스, 워싱턴 DC에서 5G 네트워크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LG전자의 5G 스마트폰도 이에 맞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폰아레나 등 외신은 G8씽큐 에디션·V 시리즈 또는 전에 없던 새로운 라인업으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화웨이의 에릭 쉬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6월 열린 MWC 상하이 2018 기조연설에서 내년 3월까지 최초 상용 5G 솔루션과 스마트폰 칩셋을 출시하고, 6월에는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레노버는 5G 통신이 가능한 모듈식 스마트폰 모토 Z3(MOTO Z3)를 지난 2일 공개했으며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지난 16일(현지시간) 출시했다.  모토 Z3는 현재 3G와 LTE통신망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2019년 초에 버라이즌이 미국에서 5G 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시작하면 곧바로 연동해 사용이 가능하다. 5G 통신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보조배터리 형태의 장치를 별도로 부착해야 하지만 세계 최초로 판매하는 5G 통신 지원 스마트폰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5G, 선제 대응책 마련해 경쟁력 제고해야 
 
5G는 전반적인 산업에 걸쳐 비즈니스 혁신을 추진하는 차세대 기술이자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 각 나라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다. 한국,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전폭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단행하고 있다.

5G의 혁신 서비스를 가장 쉽고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폰이 주목받으면서 각국의 5G 스마트폰 개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5G 스마트폰은 홀로그램이나 UHD(초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대용량 콘텐츠를 끊김 없이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IITP 기술정책단은 보고서를 통해 “5G 스마트폰 상용화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5G가 가져올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혁신창출에 주목해 관련 장비·서비스 등 전반적인 5G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해 시장우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내년 3월 5G 상용화가) 다소 무리한 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5G에 한국의 미래가 달린 만큼 내년 상반기(1∼6월) 중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내야 한국이 테스트베드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평판을 얻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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