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데이터 경제에 새로운 단위가 나타났다.

오는 2025년, 전 세계 데이터 규모는 지금보다 10배 늘어난 163제타바이트(ZB)에 이를 전망이다. 1ZB는 1조 기가바이트(GB)로, 미국 전체 학술도서관에 소장된 도서 정보양의 50만 배에 달한다. 미국 도서관 내 도서보다 8150만 배의 데이터가 세상에 나오는 셈이다.

늘어나는 데이터만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다.

“데이터는 AI의 혈액”

23일 열린 ‘AI의 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을 논하다’ 토론회에서는 로버트 양(Robert Yang) 씨게이트 아태지역 세일즈 부사장, 안진혁 코웨이 ICT 전략실장(상무), 김의만 SAP 코리아 상무가 패널로 참석하여 데이터 시대에 AI 역할과 쟁점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갔다.

로버트 양 씨게이트 아태지역 세일즈 부사장은 “데이터는 AI의 혈액”이라며, “데이터가 들어오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태깅(tagging) 등을 통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버트 양 부사장은 “많은 기업이 전략적 결정을 도출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데이터 관리를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 부사장은 “데이터 스토리지 개념 또한 일반적인 저장장치를 넘어 AI와 결합하여 고객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하나의 솔루션으로써 발전했다”며 말했다.

 

로버트 양 씨게이트 아태지역 세일즈 부사장 (사진=씨게이트)

씨게이트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92%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60%의 기업은 AI를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이미 도입했다고 밝혔다. 향후 1년 내에 AI 관련 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한 기업 역시 81%에 달한다. 

구체적인 분야로는 IT(72%), 공급망 및 물류(38%), 제품 혁신 및 R&D(40%), 고객지원(30%)으로, 비단 IT 기업뿐만 아니라 고객관리 기업까지 데이터 다루는 기업이라면 대부분 AI를 시대적 화두로 삼고 있다.

김의만 SAP 코리아 상무는 “SAP는 솔루션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예측 분석 능력을 강화하며 실시간 비지니스 프로세스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모든 규모의 기업이 인텔리전트 솔루션, 인텔리전트 기술,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 서비스 기업 역시 AI를 통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

안진혁 코웨이 ICT 전략실장은 “코웨이는 아마존(Amazon)과 협업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공기청정기 필터의 수명이 다 되면 자동으로 주문까지 해주는 DRS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며, "데이터 분석과 AI의 접목으로 빠른 시간 안에 고객의 사용패턴을 자동으로 학습하고 보다 나은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전략실장은 “수집된 데이터를 AI를 통해 고객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유용성 중심으로 취사선택하는 머신러닝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AI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족한 인재풀과 보안

토론회에서는 국내 기업의 효과적인 AI 도입을 가로막는 문제점도 논의됐다. 

씨게이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AI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 인재풀 부족과 보안 문제를 꼽았다. 특히, 자체 데이터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전략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경우도 21%에 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AI 도입은 요원한 일이다. 

로버트 양 부사장은 “한국 기업의 AI 도입률은 아직 높지 않지만, AI 도입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92%에 달하는 등 긍정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증가하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IT 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진혁 코웨이 ICT 전략실장은 “코웨이는 고객 데이터 관리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갈 예정”이라며, “그런 만큼 데이터 난수화 등 보안 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전략실장은 데이터 보안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도입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다”며, “아직 코웨이가 가진 거대한 데이터를 선별하는 수준이라 현 추진 단계는 아니다”고 밝히며, 향후 도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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