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이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인증키 넣는 일은 사라질 지 모른다. 

창작 툴인 어도비를 비롯해 MS office365 등 다양한 업무 프로그램들이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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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선도적인 기업은 클라우드 도입에 어도비 시스템즈다. 지난 2013년 5월, 어도비는 마지막으로 CS6(Creative Suite 6)를 발표한 후, 클라우드 구독 기반의 CC(Creative Cloud)을 제공하고 있다. 

CS버전에서 CC로 변화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연결성’이다. 

기존 CS버전에서는 한번 구입 후 다운로드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CC버전은 회원제로 매달 결제를 통해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작업물은 어도비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어도비 CC 제품군 (사진=어도비)
어도비 CC 제품군 (사진=어도비)

기기와 장소에 상관없이 연결 상태를 가정하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어도비 관계자는 “(어도비 CC는)급격하게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 제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라며, “크리에이터들이 언제, 어디서든 창의적인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영감을 모바일 앱에서 캡처하고 데스크톱에서 그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품군 운영의 변화도 달라졌다. 과거 CS버전은 새로운 제품군이 출시되거나 업데이트 사항이 생기면 PC로 다운로드해야만 했다. 그러나 CC버전은 클라우드를 통해 별도 구입 없이 주요 SW를 사용할 수 있다. 주요 제품에는 포토샵, 라이트룸, 인디자인, 애프터 이팩트 등 크리에이터라면 필수인 작업툴이 대다수다. 

어도비 관계자는 “과거 18개월 ~24개월 주기로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였다면, 지금은 고객들이 (앱이나 웹을 통해) 늘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프리랜서 디자이너인 안주민(29) 씨는 CC 사용 이후 작업 효율성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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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물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다. (사진=어도비 라이트룸 CC 갈무리)

이전에는 CS를 불법 다운로드로 사용했던 안 씨는 “처음에는 작업물을 꼭 PC에 저장해야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작업물은 거의 클라우드에 넣어두니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CC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계연도 기준 어도비 매출은 2015년 23억 달러(2조 5500억 원)에서 2017년에는 41억 달러(4조 6000억 원)로 상승했다. 어도비 CC 버전 수입은 어도비 매출액 중 약 60%의 차지한다.

글 또한 클라우드로 통한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문서 작업에도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은 확대되는 추세다. 

워드(Word), 엑셀(Excel) 등 대표적인 사무용 프로그램인 MS오피스 또한 구독 형태의 Office 365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MS는 지난 7월,  파트너 네트워크 웹사이트를 통해 오피스 2019의 가격을 10% 인상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디렉션 온 마이크로소프트(Directions on Microsoft)의 애널리스트 웨스 밀러는 “(고객들이) 특히 가격적인 면에서 오피스 365 대신 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선택할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MS가 앞으로 점점 영구 라이선스 대신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로 변화해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MS에서 제공하는 원노트와 비슷한 에버노트 등 노트 필기 앱 또한 클라우드 기반 구독이 기본인 점을 감안하며 문서 파일을 하드디스크 등의 따로 저장하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클라우드 보안, 막연한 우려보다 현실적인 노력 기울여야

하지만 여전히 걱정은 남아있다. 바로 해킹 때문이다. 

2017년 애플의 클라우든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는 해킹에 노출되어 곤혹을 겪었다. 당시 ‘터키 범죄 조직’이라는 이름의 해커 조직은“2억5000만 명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해킹했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더딘 이유도 보안에 대한 염려가 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4.1%, 중소기업은 8.8% 만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OECD 35개 국 중 27위 수준으로 최하위권으로, 미국 기업은 40% 이상 일본 기업은 33% 이상 클라우드를 도입한 상태다. 

안랩의 조사 결과,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기밀 데이터를 회사 밖에 저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로 밝혔다.

(자료=)
클라우드 기업 사고 사례 (자료=한국클라우드보안협회, 삼정KPMG경제연구원, 금융보안원)

하지만 전문가는 ‘완벽한 보안’ 보다는 ‘피해의 방지 및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모든 시스템의 100% 완벽한 보안은 보장할 수 없다”며, “보안은 100%에 가깝도록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는 막연한 보안 우려를 해소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서비스 사용 중 스스로 정보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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