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우리나라는 내년 3월에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다. 5G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만 갖춰졌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5G 단말(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돼야 한다. 5G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칩셋이 상용화돼야 하는데, 시장 선두업체인 퀄컴이 연내에 5G 모바일 핫스팟(라우터), 내년 상반기에 5G 스마트폰을 상용화할 것을 공식화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3월에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경우에도 각 업체들이 제품 안정성 등을 이유로 초도 물량 1만대 수준만 준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칩셋 제조업체인 퀄컴은 5G 칩셋을 적용한 첫 번째 5G 모바일 핫스팟을 연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의 칩셋을 담은 5G 스마트폰은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된다. 퀄컴은 그동안 내년 상반기에 자사의 칩셋을 적용한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5G 모바일 핫스팟을 연내에 출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의 5G 칩셋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5G 태블릿이 지난 2월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선보여졌지만, 테스트 제품(시연용)으로 보는 것이 맞다.

대체로 인텔 등 다른 업체들은 퀄컴에 비해 약 1분기(3개월) 정도 칩셋 출시 시기가 늦다. 일반적으로 칩셋이 먼저 상용화된 뒤 2~3개월 뒤에 단말기 개발이 최종적으로 이뤄진다. 퀄컴이 22일(현지시간) 5G 칩셋을 연내에 상용화한다고 공식화한 만큼 5G 스마트폰은 내년 3월에 출시될 것이 확실시 된다. 

퀄컴 5G mmWave (사진=퀄컴)
퀄컴 5G mmWave (사진=퀄컴)

정부, 5G 칩셋으로 상용화 시기 정해 

과기정통부는 예전부터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내년 3월로 5G 상용화 시기를 정했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 관계자는 “퀄컴 등 칩셋 제조업체들의 경우 AP(칩셋,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 일정이 빨라지는 추세”라며 “정부가 내년 3월로 5G 상용화시기를 정한 것은, AP 상용화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을 계산한 것이다. 국내 이통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 업체, 퀄컴의 의견을 모두 종합해 시기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예전부터 과기정통부에게 연내에 5G 칩셋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내년 3월 5G 상용화가) 다소 무리한 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5G에 한국의 미래가 달린 만큼 내년 상반기(1∼6월) 중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내야 한국이 테스트베드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평판을 얻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한 적 있다. 

5G의 경우 LTE와 다른 주파수 대역인 3.5㎓과 28㎓를 사용한다. 특히 초고주파대역(밀리미터파)인 28㎓의 경우 전파의 회절이 약하고, 전파 손실율이 높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5G 스마트폰을 개발할 경우 LTE 스마트폰 신제품을 만들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을 다루는 만큼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여러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리스크를 안고 상용화 일정을 앞당긴 만큼 5G 스마트폰의 제품 안정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또한 5G 상용화 초기에는 서비스 대역(커버리지)이 넓지 않은 만큼 이용자들이 5G 스마트폰을 많이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일정에 맞춰 내년 3월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가능성은 높지만, 여러 버그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업체 별로 초도 물량 1만대 수준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본다.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제품(스마트폰)은 내년 3분기 경 출시될 것이고 그때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가입자 기준 미국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에 내년 상반기 안으로 5G 스마트폰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5G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스마트폰)을 최대한 빨리 선보일 수 있게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다른 제조업체보다 먼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얼마 전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5G 기술 리더십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3월 국내 이통사와 5G 스마트폰 최초 상용화에 대해 협의했고,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5G 첫 단말은 갤럭시S10이 아닌 별도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지난 3월 열린 5G 기자간담회를 통해 5G 스마트폰 중심의 B2B 상용화가 아닌, 커넥티드 카 등의 B2B(기업간 거래) 방식의 5G를 내년 3월에 하겠다고 선언한 적 있다. 5G 스마트폰이 내년 3월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이때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사장)은 “5G 요금제는 정확히 결정된 바 없고 첫 타겟은 B2B가 될 것”이라며 “B2B에 먼저 진입하고 요금제 구체화되면 나중에 B2C에 접근할 것이다. 5G 단말이 내년 2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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