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역삼각형의 주황색 상자를 테이블에 올리면서 인터뷰가 시작됐다. 당근을 형상화한 패키지인데, 내용물은 ‘차(茶)’였다. 서양의 루이보스를 제주도산 당근과 조합, 다시 말해 ‘블렌딩’했다고. 제주도의 인기 식품인 당근케이크 맛을 내기에 이름도 ‘제주캐롯케이크티’다.

개발 주인공은 식음료 스타트업 ‘힛더티’의 황성호 대표 글로벌 블렌딩 티 시장에서 사건을 내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인터뷰 키워드로는 국산 특산물과 블렌딩, 한류, 글로벌 등의 키워드 등이 채워졌다. 블렌딩 티가 한류 돌풍에서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제주 당근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각지의 우수 특산물을 퓨전 블렌딩 티로 만들 수 있어요. 차 시장 장벽이 높은 중국과 일본에서 새로운 한류 상품으로 통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황성호 힛더티 대표
황성호 힛더티 대표

황 대표의 시나리오는 티 업계는 물론 스타트업 종사자들 간에도 관심도 높은 콘텐츠다. 커피보다 차를 좋아했던 그는 유럽의 차 시장을 살펴왔고, 다니던 회사를 나온 지난 2016년부터 창업을 준비했다. 커피 시장 포화로 인해 스타벅스까지 블렌딩 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던 시기였다. 대기업과의 경쟁은 예고돼 있었던 셈.

그러기에 황 대표 개인의 수련과정은 묵직했다. 밤낮으로 허브나 과일 등 차의 모든 재료를 끼고 살았다. 한국티소믈리에 연구원에서 티 블렌더 자격증을 따는 한편, 본인처럼 차에 푹 빠진 동료들을 모았다. 급기야 한 대기업이 주최한 청년창업리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사업성 인정은 물론, 나름대로의 유명세를 얻은 계기였다. 이듬해인 2017년, 지금의 힛더티를 정식 론칭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시기별 테마에 맞춰 티를 만들죠. ‘제주캐롯케이크티’의 경우 테마가 ‘푸드’인데, 다른 제품들도 여럿입니다. 이런 테마를 일러스트를 비롯한 콘텐츠로 패키지 디자인에까지 담아요.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어느 때 이 차를 마셔야겠다’ 느끼게 하고 싶어요. 타 브랜드에 없는 독창적 블렌딩 구상 역시 강점입니다.”

이런 테마의 강조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도드라진다. 패션 쇼핑몰 못지않은 사진과 동영상 콘텐츠들을 룩북 형태로 선보였다. 모르고 보면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쇼핑몰을 연상케 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쇼핑몰을 구축하는 단계부터 유독 힘을 기울였던 부분이다. 타깃인 젊은 층의 감성을 파고들만 하다는 호평이 나왔다.

힛더티 홈페이지 이미지
힛더티 홈페이지 이미지

한류 브랜드가 되겠다는 황 대표의 계획도 탄력 받은 상황. 일본 유통그룹 ‘이온’이 홍콩에서 운영하는 이온백화점에 최근 입점했고, 역시나 현지 젊은 층을 상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음료를 즐기려는 글로벌 젊은 층 트렌드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바이어들로부터 나왔다.

단, 현재까지의 성장은 워밍업 정도이고 중국과 일본에서 본격 승부를 볼 계획이다. 양국 모두 ‘차 강국’을 자처하기에 더 주목되는 도전이다. 한류 상품이라는 이슈몰이에 성공할 시, 파급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국산 특산물의 해외 전파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희의 모든 제품에 국산 원료가 들어있어요. 최종 목표는 글로벌 전역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킬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 블렌딩 티는 차세대 한류 상품 중 중요한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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