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제조업계에 인공지능(딥러닝)을 이용한 검사 기술을 제공하면서 비전검사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수아랩(대표 송기영)은 지난 2013년 설립, 그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용 비전검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창업 4년만에 국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필름, 태양광, 인쇄회로기판(PCB) 산업 대기업과 장비 업체 양산 라인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했다. 수아랩은 국내 고객사만 50여개, 중국 등 해외 고객사도 50군데가 넘는다. 일본 자동차, 전자 대기업 고객사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제약사도 수아랩을 찾는다.
딥러닝 기술, ‘양산 블랙박스’ 풀었다
수아랩이 이렇게 각광받는 이유는 실제 생산공정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덕이다. 현재 버전2.1까지 출시된 수아킷은 사람을 대신해 일관성 있고 처리속도도 빠르고 정확도도 높이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수아킷은 제조업에 특화된 영상해석 소프트웨어(SW)다. 송기영 대표는 “양품 이미지 100~200장 분량 데이터셋을 학습 시키고 검사 장비에 적용하면 불량이나 흠집을 가려낸다”고 설명했다.
구글⋅페이스북 등이 범용으로 제공하는 일반적인 딥러닝(Deep learning) 머신비전(MV) 기술이 수천, 수만장 샘플 데이터를 미리 학습한 다음 새 이미지와 비교하는 것이라면 수아킷은 짧은 시간에, 적은 데이터셋만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 차이는 실제 양산에 적용할 수 있는가 여부를 판가름 해준다. 제조업계는 신제품을 생산했을 때 기존 데이터셋이 없는 상황에서 바로 검사를 하기를 원한다. 일반 딥러닝으로는 기존 신제품에 대한 수천, 수만장의 샘플 데이터가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수아킷은 USB나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파일로 제공된다. 400만화소, 초당 200프레임(fps) 속도로 이미지 처리가 가능하다. 범용 SW지만 간단한 학습을 거치면 그 장비나 공정에서 필요한 검사 항목을 습득해 최적화된다.
올해 선보인 수아킷 버전2부터는 이미지 비교(image comparison) 외에 '비쥬얼 디버거(Visual Debugger)' 기능이 추가됐다. 비쥬얼 디버거는 검증이 어려워 ‘블랙박스’라 불리는 문제를 해결했다. 검사장비를 거친 제품을 사람 눈으로 다시 검수하기 전에는 검사장비가 딥러닝 학습을 제대로 했는지, 과정에서 어떤 오류가 있는지 체크하기 힘들고, 기계 스스로 양산시 잘못된 데이터를 도출했더라도 스스로 수정하는 게 어렵다. 비쥬얼 디버거는 ‘셀프러닝(self-learning)’ 기술로 이 점을 해결한다.
송기영 수아랩 대표는 디스플레이 증착⋅검사 장비 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전에서 일하다 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검사장비의 기계적인 구조와 SW 알고리즘 개발을 두루 경험했다. 송 대표는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룰베이스(rule base) 머신비전 시스템을 주로 썼는데, 인공지능(AI)을 이용하면 훨씬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학사 출신에게도 다양한 기술 개발 기회가 주어지는 중견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