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디자인하우스의 위상이 높아졌다. 다품종 반도체를 생산해야 하는 삼성전자가 설계자산(IP)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가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설계 및 생산 전·후공정을 전면 지원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파운드리 생태계 현황. /KIPOST 취합
한국 파운드리 생태계 현황. /KIPOST

디자인하우스가 중앙처리장치(CPU) 하드닝(Hardning) 등 기술지원은 물론 테스트와 패키지 업체 선정까지 컨설팅하면서 서비스 범위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주요 경쟁사인 대만 TSMC는 대형 디자인하우스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U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많은만큼 대만 디자인하우스 업계 입지가 탄탄하다.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대부분 영세했다. 팹리스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대형 과제들은 파운드리 업체가 직접 지원하면서 먹거리가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중소 팹리스에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운드리 에코시스템(SAFE)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이전에는 ‘선택 사항’이었던 디자인하우스와의 계약도 이제는 ‘필수’로 여겨진다. 

디자인하우스 업계도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제대로 된 반도체 설계-생산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하나텍(대표 이재만)을 중심으로 10여 업체가 모여 ‘코리아디자인하우스(KDH)’를 결성했다. 

디자인하우스는 파운드리 업체 대신 팹리스에 영업을 하기도 하고, 서로의 사업이 커질 수 있게 돕고 있다. 실제 대만 디자인하우스 패러데이는 국내 디자인하우스의 주선으로 삼성전자 협력사로 등록했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에서는 알파홀딩스와 하나텍, 에이디칩스 등이 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텍 대표는 “예전에는 팹리스가 선택적으로 디자인하우스에 칩 제작의 일부분만 맡겼지만, 최근에는 팹리스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연구개발(R&D)을 가속하면서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꾸준히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