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의 원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은 G시리즈와 V시리즈입니다. 상반기에는 G시리즈가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V시리즈가 시장에 나왔습니다. 이 부분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전략이 일치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에 갤럭시S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노트시리즈를 출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G전자는 지난 2월 V30S 씽큐에 이어, 지난 7월 V35 씽큐라는 변종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LG전자는 이르면 10월 초에 신제품 V40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다소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또한 LG전자는 다음 달(9월)에 지난 5월에 출시됐던 G7의 파생 모델을 출시할 것이 유력시됩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이 점점 다양해진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제품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LG전자의 G시리즈는 G3이후 계속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G3는 53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G4 440만대, G5 320만대, G6 300만대로 계속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G7의 경우 150만대 팔린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합니다. 이번에 G7 파생 제품이 출시되는 이유는 G7이 잘 팔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G7의 판매량이 전작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부품 재고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소진하기 위해 또 다른 제품(파생 상품)을 출시한다는 얘기입니다.

LG전자 모델이 LG V35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모델이 LG V35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많이 출시하는 것은 소비자의 혜택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를 위해 V35 등 다양한 변종(파생)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파생(변종)모델인 V30S 씽큐나 V35 씽큐의 경우 새로운 제품이라기보다는 일부 성능이나 디자인을 개선한 모델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새로운 스마트폰 제품을 계속 출시한다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좋지만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헷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브랜드는 일원화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소비자들이 확실히 인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경우 중저가폰인 아이폰SE를 출시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애플은 아이폰이란 브랜드를 사용했습니다. ‘애플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공식이 있는 것인데, LG전자는 애플과는 다른 반대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V30S 씽큐 , G7 씽큐, 그리고 V35 씽큐 등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오히려 소비자의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고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명확하게 상반기 및 하반기 플래그십으로 나누어 지는 것이 아닌, 일부 사양을 개선한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LG전자의 팬들이라 하더라도 플래그십 단말의 구매 시점을 정하기 어려워 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장의 손익개선을 위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본부(MC)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G4, V10에 있었던 무한부팅 논란, G5의 하단부 결함 발생, V20 디스플레이 잔상 문제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진 점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것 보다는, 변화되는 시장과 경쟁상황을 반영한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제품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LG전자의 경우 MC사업본부는 적자이지만 가전(H&A)과 TV(H&E) 성과로 LG전자 전체 실적(영업이익)은 좋은 상황입니다. 보다 전체적인 시각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LG전자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것처럼 원가 절감도 중요하지만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계속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지금보다는 차라리 G5 같은 제품(결함 없는)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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