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111년 만의 무더위', '사상 첫 초열대야' 말만 들어도 지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런 무더위가 한동안 지속되어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기 위해 삼복이 되면 각종 보양식을 통해 기력을 보충해 왔다.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켜 삼복이라고 한다.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오는 16일 말복을 앞두고 극심한 무더위에 기력을 잃지 않기 위해 특별히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되는데 원기회복을 위한 보양식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통업계는 일제히 말복을 겨냥한 각양각색의 보양식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복더위에 건강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닭고기 이미지(사진=BHC)
삼복더위에 건강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닭고기 이미지(사진=BHC)

특히, 유통 업계에서는 연례 행사처럼 복날 마케팅으로 삼계탕과 치킨요리 중심으로 꾸준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BC카드 빅데이터 R&D팀이 지난 3년간 7~8월 기간의 카드 매출데이터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복날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삼계탕과 치킨 등 닭요리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치킨은 국민 간식에서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보양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은 말복인 16일을 포함 26일까지 배달앱 요기요에서 ‘소이바베큐’ 주문 시 2천 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이벤트는 신개념 간장치킨인 ‘소이바베큐’를 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며 기존 요일별 할인행사가 아닌 특정 기간 행사로서 참여를 희망하는 매장에 한해서만 진행된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복날을 맞아 치킨 구매 시 음료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말복인 16일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다는 복날에 고객이 미니스톱의 치킨으로 입맛과 기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된 행사다.

행사에 해당하는 치킨상품은 ▲어니언닭다리 ▲스리라차 넓적다리 ▲커리통다리 ▲매콤바베큐닭다리 ▲마라치킨바 ▲케이준순살치킨 등 6종으로 구매 시 FF전용 펩시콜라 캔 혹은 델몬트 망고팩을 증정한다.

신세계푸드는 복날 닭요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짐을 간파. 올반 삼계탕 가정간편식 생산량을 20% 늘렸음에도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어 말복에도 삼계탕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긴급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간편하고 실속 있는 가격으로 보양식을 즐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삼계탕 가정간편식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보양 재료를 활용한 간편식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반계탕 가정 간편식을 고르는 모습(사진=롯데마트)
고객이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반계탕 가정 간편식을 고르는 모습(사진=롯데마트)

별미·혼밥·간편식 등 새로운 보양식 뜬다

유통업계 복날 마케팅도 식습관과 가구 형태가 변화되면서 보양식의 형태와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 보양식으로 여겨지던 삼계탕 판매량이 줄어들고, 장어·전복·돌문어 등 수산보양식 등 이색 보양식, 혼밥, 간편식 등 색다른 콘셉트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마트는 양반 보양식으로 불리는 '민어'를 선보였고 혼밥족을 겨냥한 보양식 제품도 대거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 '요리하다'를 통해 반계탕을 출시하고 소고기 전복 등을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소포장 보양식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해빗 참건강한 반계탕', '하림 반마리 삼계탕' 등 다양한 반계탕을 선보이며 혼밥족 잡기에 나섰다.

올해 1~6월 누계로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가정간편식 삼계탕과 반계탕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반계탕의 매출 구성비는 40.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8.6%와 비교해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마트 측은 "올해 상반기 가정간편식 반계탕의 매출은 전년대비 48.9% 신장했다"며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보양식도 소포장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에서 '프리미엄 간편 삼계탕'을 선보였다. 제주산 방사 토종닭과 인삼, 다양한 약재를 삼계탕에 담았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만큼 모든 재료를 손질 포장해 직접 조리하는 번거로움도 덜었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과 함께 100% 국내산 하림 닭고기를 사용한 자사 간편식 브랜드 '올어바웃푸드 프리미엄 삼계탕'을 선보였다. 끓는 물에 봉지째 넣고 15~20분간 가열하거나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11~12분간 조리하면 손쉽게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롯데닷컴은 오는 22일까지 '기력 보충! 여름철 보양식 대전'을 펼친다. 닭·한우·사골·우족·전복·장어 등 보양식 재료와 삼계탕·갈비탕·추어탕·사골곰탕 등 가정간편식 제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

달라진 여름 보양식 (표=위메프)
달라진 여름 보양식 (표=위메프)

위메프는 지난달 보양식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월 대비 2배 이상(112%) 급증했고, 장어, 전복 등 수산 보양식이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식 삼계탕과 훈제오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우보탕, 건강즙, 들깨탕, 닭갈비, 돌문어 등 다양한 종류의 보양식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 보양식인 장어는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고, 전복 35%, 돌문어는 34% 늘었다. 낙지 25%, 추어탕 20%, 훈제오리가 16% 증가한 반면, 삼계탕은 전년보다 27% 판매가 줄었다. 폭염으로 인해 뜨거운 국물요리보다는 굽거나 쪄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어, 전복, 돌문어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 박슬기 신선식품팀장은 “올해는 전복 가격이 하락해 많은 소비자들이 보양식 재료로 전복을 찾고 있다”며, “전복 외에도 장어, 문어 등 다양한 수산보양식과 조리가 쉬운 간편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이번 말복을 무더위 마케팅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삼계탕뿐만 아니라 민어나 오리, 영양밥 등 다양한 종류의 보양식과 1인 가구와 2030 세대를 겨냥한 소포장, 간편 보양식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름 보양식이 건강한 별미를 즐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말복에는 아직까지 생소한 민어전, 토종닭 구이 등이 대중화되길 기대하며 더위를 극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서 말복을 맞이하여 다양한 보양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에서 말복을 맞이하여 다양한 보양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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