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가 전작에 비해 혁신성과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이 58조4800억원, 영업이익이 14조8700억원이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 분기 영업이익보다 4.9% 줄었고,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1조원을 넘긴 반도체 부문은 선전했지만, IM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경우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IM 부문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4조600억원, 전 분기 3조77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분기 실적은 매우 부진하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동기에 비해 34%, 전 분기에 비해 29%나 떨어졌다. 영업이익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성장하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갤럭시S9가 전작인 갤럭시S8이나 다른 경쟁업체의 스마트폰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이통3사들은 갤럭시S9 출시 초기, 전작에 비해 70% 수준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통사들은 갤럭시S9 제품 공개 때 이미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갤럭시S9시리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목표 대비 갤럭시S9 판매가 부진했고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며 “네트워크에서는 주요 해외 거래선의 LTE 증설투자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는 갤럭시S9의 2분기 판매량이 800만대 수준이고 올해 전체 판매량도 28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래 예상치는 1500만대였다.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증권업계의 전망이 맞다면 갤럭시S9의 올해 판매량은 2012년에 출시된 갤럭시S3이후 첫해 판매량으로 가장 적은 규모가 된다. 갤럭시S8은 출시 첫해인 작년 3750만대가, 2016년 나온 갤럭시S7은 4850만대가 판매됐다. 갤럭시S7이후 갤럭시S시리즈의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를 조기에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을 공개하고, 8월 24일 출시할 예정이다. 작년의 경우 갤럭시노트8이 8월 23일에 공개되고 9월 21일 출시됐기 때문에 2∼4주 정도 일정이 빠르다. 하지만 갤럭시노트9 역시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현재까지 나온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디자인이나 성능이 전작에 비해 차별화된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갤럭시노트9은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에 블루투스 기능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4000mAh, 디스플레이 크기는 6.4인치로 커질 전망이다.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 역시 2.0 버전이 적용된다. 기본 모델은 64GB가 아니라 128GB로 늘어날 전망이다. 덱스 패드가 없어도 PC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명한 것 외에는 갤럭시노트8에 비해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는 갤럭시노트8에 비해 올라갈 것이 유력하다. 이점도 갤럭시노트9 판매에 악재다. 차별화된 점은 별로 없는데 가격만 올라갔기 때문이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9의 경우 128GB와 512GB 모델로 출시되는데 유럽에서 각각 1029 유로(한화 약 136만6000원)와 1279 유로 (한화 약 16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의 경우 기본 모델인 64GB의 유럽 가격은 999유로(한화 약 132만6000원)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불황 여파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의 판매가 감소하며 IM부분 수익성이 부진했다”며 “3분기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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