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가 초(超)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를 담은 두 번째 스마트폰을 최근 출시했다. 작년 12월, 첫 번째 시그니처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7개월 만이다. 두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300대 한정으로 출시된다는 점과 가격이 199만 9800원이라는 점에 있다. LG전자는 계속되는 시그니처 스마트폰 출시 이유에 대해 LG 모바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LG전자가 2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에는 추후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창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갤럭시노트9나 아이폰X(텐) 등 새로운 기능이 담긴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예전보다 비싸지는 상황에서, 한정판 출시를 통해 200만원 상당의 초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과 시장 수요를 미리 살펴본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자사의 브랜드 시그니처(LG SIGNATURE)의 품격을 담은 두 번째 스마트폰을 다음달 13일부터 300대 한정으로 출시한다. 지난 30일부터 2주간 예약 판매에 들어가고, 전작과 달리 자급제 전용으로 선보인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 두 번째 스마트폰 구매고객에게 70만 원 상당 B&O(뱅앤올룹슨) 헤드폰(Beoplay H9i)도 증정한다. LG전자는 이미 작년 12월, LG 시그니처 첫 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있다. LG 시그니처 첫 번째 스마트폰은 V30, LG시그니처 두 번째 스마트폰은 V35 모델을 변형한 것이다. 

V30, V35와 시그니처 스마트폰의 차이점은 제품의 소재다. 시그니처 폰의 제품 후면에 지르코늄 세라믹을 적용했다. 지르코늄은 세라믹 소재로 마모와 부식에 강하다. 또한 V30과 V35의 경우 일반 모델의 용량이 64GB이지만, 시그니처 스마트폰의 경우 256GB다. V30의 경우 램이 4GB이지만 시그니처 첫 번째 스마트폰은 램이 6GB다. V35와 시그니처 두 번째 스마트폰은 모두 램이 6GB다. 그 외에 V30, V35와 시그니처 스마트폰의 차이는 거의 없다. 

LG전자의 두 번째 시그니처 스마트폰 (사진=LG전자)
LG전자의 두 번째 시그니처 스마트폰 (사진=LG전자)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시그니처폰의 경우 희소 가치를 위해 300대 한정 판매로 기획됐다”며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그니처 브랜드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설명과 달리 새로운 초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 한정판 마케팅 방식으로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200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가격 이상의 제품을 출시했을 때, 이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를 직접 제품 출시를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끌어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다. 

이미 갤럭시노트9의 경우 전작 갤럭시노트8보다 제품의 출고가가 비싸게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9의 기본 모델인 128GB의 유럽 출고가는 1029 유로(한화 약 136만6000원)다. 전작 갤럭시노트8의 기본 모델 64GB의 유럽 가격은 999유로(한화 약 132만6000원)다. 

전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의 경우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국내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 모델이 155만7600원이다. 애플 아이폰X의 경우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역대 최고가다. 

아이폰X 256GB 모델이 150만원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2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이 시장 수요가 있는 지에 대해 LG전자는 일단 궁금해 할 수 밖에 없다. 직접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것 보다는, 기존 모델을 바탕으로 한 이벤트성 제품을 한정판으로 내는 것이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더 효율적이다.

시그니처 스마트폰의 경우 V30이나 V35를 기본 제품으로 두고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둔 것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한정판이라는 이유로 소량으로 제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적게 든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시그니처 폰의 경우 두 모델 모두 200만원에 육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초고가 제품을 먼저 한정판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모나미의 경우 한정판 모델을 출시해 마케팅 측면에서 큰 효과를 거둔 적이 있다”며 “LG전자의 스마트폰 한정 마케팅의 경우 모델 수량이 매우 적어 수익 측면에서는 효과가 없다. 하지만 이벤트성 제품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 두 번째 시그니처 스마트폰 스펙 (표=LG전자)
LG 두 번째 시그니처 스마트폰 스펙 (표=LG전자)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