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가 결국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이하 G7)가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를 보이면서 MC사업본부 적자가 전분기보다 심화됐다. 판매는 부진한 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이 15조194억원, 영업이익이 771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상반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생활가전(H&A)이나 TV&엔터테인먼트(HE) 제품이 시장에서 선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시장 컨센선스보다 더 큰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 업계는 이번 2분기, 1300억원~1400억원의 영업 손실을 예상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2조723억원, 영업 손실 1854억원으로, 적자가 전 분기(2018년 1분기) 1361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전년 동기(2017년 2분기) 1324억원보다도 영업적자가 심화됐다. 

MC사업본부는 작년 1분기 37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액세서리용 전자제품을 담당하는 사업부(컴패니언 디바이스)가 MC본부 산하로 포함되면서 나중에 흑자 처리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 1분기 당시는 적자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평가해도 적자로 보는 것이 맞다. 결국 올해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중남미 시장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줄었다”며 “매출이 줄어들고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적자가 증가된 이유는 LG전자가 전략 프리미엄 폰 G7 씽큐를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G7은 출시된 지 한 달 동안 10만대(자급제폰 제외)로 팔리지 못했다. LG전자는 G7을 출시하면서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고 마케팅을 펼쳤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G7의 경우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X(텐)에 비해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더 크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브랜드 파워 역시 삼성전자나 애플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

LG G7 씽큐 (사진=LG전자)
LG G7 씽큐 (사진=LG전자)

스마트폰 판매점 관계자는 “최근 공시지원금이 크게 오른 G6 등을 권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A시리즈나 갤럭시J시리즈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LG전자의 브랜드 파워는 이미 삼성전자와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동명 LG전자 기획관리 담당은 26일 오후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MC(스마트폰 담당) 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이 2조10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는데 분기 단위 매출이 최소 2조4000억원이 돼야 수익성 개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최근의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회사가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강조하면서 100달러 이하 저가 시장에서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정체기에 진입해 당분간 저성장이 예상된다. 제품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원가개선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V30의 디자인에 G7 씽큐의 기능을 담은 V35 씽큐를 국내 출시했다. V35 씽큐의 출고가가 104만8300원이기 때문에 경쟁작인 갤럭시S9(95만7000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이에 따라 V35의 시장 흥행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경우 2018년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 때 세계 3위의 시장 점유율이 지금은 7위까지 하락했다.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일단 고가폰 및 스마트폰 시장 정체를 중가폰 비중을 늘리면서 일정량의 볼륨을 가져가야 하고, 비용통제도 지속돼야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하반기 MC 적자 축소는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