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이야기하는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 보자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어느새 한달이 되어간다.

유통업계에서는 고용확대, 근무시간 단축, 개점 시간 연기, 여가활동 프로그램 개설 등 다양한 제도로 근무 방식을 마련했다. 한달이 되어가는 지금 유통업계 근로자들은 어떤 모습의 워라밸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다양한 방식 도입으로 긍정적 반응

전자상거래 업체인 위메프는 포괄임금제를 지난 6월부터 폐지하고 초과근무자에 대한 추가수당을 지급했다. 또한 재량휴가 제도를 신설, 주40시간 이상 근무자들이 연차 소진 없는 반차, 혹은 반반차 휴가를 사용해 추가근무를 대체했다.

근로 단축 정착을 위해 6시 퇴근 알람 노래를 송출하거나 각 층별 퇴근 안내 라운딩을 하는 등 정시퇴근 분위기를 적극 만들고, 전사적으로 업무방식 체질 개선을 위한 ‘낭비없는 회의문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위메프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임직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줄었고, 초과근무수당은 증가했다. 이에 따른 실급여 역시 함께 늘었다. 특히 위메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직원의 업무량 가중 부담을 덜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력을 충원했고, 3분기 신입사원 공채 충원 인력도 예정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하홍열 위메프 경영지원실장은 “포괄임금제 폐지로 인해 급여비용 상승 등 재무적인 부담이 다소 있지만 업무만족도와 효율성 증대, 직원들의 만족도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며, “앞으로도 사내 복지 및 제도 개선에 대해 직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임직원의 목소리를 꾸준히 인사 및 복지 정책에 반영해 좋은 인재들이 최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포괄임금제를 지난 6월부터 폐지하고 초과근무자에 대한 추가수당을 지급했다.
위메프는 포괄임금제를 지난 6월부터 폐지하고 초과근무자에 대한 추가수당을 지급했다.

현대백화점을 비롯 대형백화점들은 점포직원 근로시간 1시간 단축했다.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긴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문화센터도 여가·문화 생활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꽃꽂이 등의 문화강좌가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퇴근후의 삶과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 체험이나 자기 개발에 중점을 둔 ‘대디 스쿨', ‘취미’, ‘힐링’, ‘자기개발’ 등의 워라밸 테마로 문화센터 강좌를 대폭 늘렸고 워라밸 테마의 강좌 수강생은 전년보다 40% 가까이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협력사원들의 백화점 내 근무환경 향상에도 힘을 쏟아 점포별로 협력사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 키퍼(시각장애인 안마사)를 1~2명을 배치했고 하반기 중에는 점포별로 휴게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멀티플렉스 CGV는 다음달 30일까지 ‘칼퇴 적응 프로젝트’를 실시. 매주 월~목 오후 7시~8시59분 사이에 시작하는 일반 2D영화를 예매할 경우 2천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GV 씨네드쉐프에서는 ‘워라밸 패키지’를 출시 기존보다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보면서 쉐프의 다양한 요리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해 매주 월~목 주 4회 진행하고 있어 아직 한 달의 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관람객 증가는 물론 콘텐츠에도 영향을 주었다며 평일에도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되는 워라밸 트렌드와 함께 고객들이 영화관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멀티플렉스 CGV는 다음달 30일까지 ‘칼퇴 적응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저녁있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CGV는 다음달 30일까지 ‘칼퇴 적응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저녁있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가족적인 사내 분위기 조성으로 여가생활 영위

CJ제일제당은 직원들이 좀 더 업무에 몰입하고 진정한 의미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공감과 소통의 조직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주요 임원진과 직원들의 수평적 소통 방식을 통해 임.직원 간 신뢰를 구축하는 ‘임스타그램’, 유관부서간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유대감을 강화하는 ‘크로스 워크샵’  등 공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영래 CJ프레시웨어 부장은 "탄력제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이 있는 시간이 됐고, 아이가 있는 직원들이 가장 환영하는 양상이며, 회의 시간은 줄고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 할 수 있어 근무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며, "환영하는 제도임은 분명하고 단지, 회식과 모임이 줄어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시행한 지 얼마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구축과 내부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조직문화 구축과 내부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에 중심에 있는 T커머스 업체들은 직장문화에 힘쓰고 있다. K홈쇼핑 경우 선행 연습을 통해 현재 근무시간 단축에 대한 업무는 어느새 자리를 잡았고 제도도 마련해 진행 중이다.

특히 동호회 중심 문화가 생성되어 워라밸이 활성화 됐다.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보조 지원금을 제공해 근로자들의 삶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문화센터에서 젊은 고객들이 드럼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젊은 고객들이 드럼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 롯데백화점)

제조사들은 여름철 성수기로 일자리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고용을 늘렸다. 주 52 시간 근무제를 수용하기 위해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활용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하지만 주류, 외식 프랜차이즈 등 제조사들은 탄력적이지 않은 비용부담에 적절한 인력 보충이 부족해 앞으로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전반적인 제도 개선에 긍정적인 반응으로 직무에도 더 집중하고 있어 여러모로 이로워 제도적 장치와 워라밸과 관련된 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는 좀더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요즘 세대들의 성향이 맞물려 저녁있는 삶으로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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