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61)이 ㈜LG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하현회(62) ㈜LG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룹 지주회사의 2인자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맞바꾸는 것이다. 

16일 LG그룹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LG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한다. 이에 따라 ㈜LG는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의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달 취임한 구광모(40) ㈜LG 회장 체제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하고 CEO로 맞이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부문장, LG필립스LCD 사장,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을 거친 현재 그룹 내 최장수(12년) CEO다. 2016년부터는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맡아 운영해왔다. 그동안 재계에선 인화를 강조하는 LG의 기업 문화를 고려할 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취임한 구 회장은 3주일 만에 그룹의 핵심 경영인을 교체한 것이다. 주력 계열사를 모두 경험했고, 권 부회장이 재무 전문가이기 때문에 경영 체제 안착을 도울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 부회장은 현재 LG유플러스의 비상근 등기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를 거칠 필요 없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바로 최고경영자(CEO) 직무를 수행할 것이 유력하다. 하 부회장은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지난 1985년 LG금속에 입사했으며 2012년부터 LG시너지팀장을 맡아왔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아울러 LG전자 HE사업본부장 시절에는 울트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2015년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연구개발(R&D),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작업을 했다.

하 부회장이 앞으로 이끌어 나갈 LG유플러스는 5G 시대 준비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이동통신3사는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 주파수 경매가 끝났기 때문에 장비 선정이 첫 과제다. 

LG유플러스는 LTE 망 구축 당시 국내 이통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얼마전 열린 상하이 MWC에서 권영수 부회장은 5G 통신 장비로 화웨이를 사용하겠다고 공식화한 적 있다. 5G 도입 이후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도 하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라는 로드맵이 나온 만큼 일정에 맞춰 구체적인 사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케이블 TV 인수합병(M&A)와 넷플릭스 제휴 문제도 남은 과제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CJ헬로를 비롯해 케이블TV M&A를 추진해왔다.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OTT)인 넷플릭스와의 제휴도 세부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편, LG그룹의 고위급 인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또는 독립, 그룹 내 사업·인적 재편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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