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최근 은행권이 편의점과 손을 잡는 추세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편의점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신한, 우리, 국민 등 시중은행도 편의점 은행 확대에 나섰다. 편의점 ATM을 활용하게 되면 설치 비용을 줄이면서도,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달부터 GS25 내 설치된 ATM 중 8500여대를 통해 은행 동일 수수료 조건의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영업시간에는 GS25에서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식이다. 영업시간 이후 수수료도 국민은행 점포에 설치된 ATM과 같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세븐일레븐과의 제휴를 통해 4000여대의 ATM에서 동일한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GS25의 8500여대의 ATM이 더해지면서 고객들의 금융거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GS25와 맞손을 잡았다. 협약에 따라 GS25 내 설치된 ATM 사용 수수료를 각 은행의 ATM 수수료와 동일하게 받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은 다른 업체의 ATM을 자신들의 ATM 처럼 쓸 수 있는 업무협약(MOU)을 맺어왔다. 높은 유지비용에 비해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ATM 이용 고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은행 ATM 한 대 당(2013년 기준) 매년 166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이 은행권보다 전국적으로 더 촘촘한 ATM망을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편의점 등 금융사 이외 업체가 운영하는 ATM은 2014년 3만6344대에서 2016년 4만619대로 증가했다. 반면 금융사 ATM 수는 2014년 3만630대에서 2016년 2만7503대로 감소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부터 편의점 내 ATM를 통해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ATM 수수료 무료 서비스에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편의점이나 다른 은행의 ATM을 활용하고 있는 것.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ATM 수수료 면제 정책을 2019년 6월 30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금융결제원 CD공동망에 참여하고 있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새마을금고 등 금융사 ATM을 비롯해 효성, 한국전자금융, 나이스핀링크, 롯데피에스넷, 한네트 등이 운영 중인 ATM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GS25 편의점 ATM과 우리은행 ATM 수수료는 면제지만, 고객이 신한·국민 등 타 은행을 이용하는 경우 700~8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최근에는 저축은행도 편의점과 협업하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25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MOU를 맺고, 이달 말부터 GS25 점포에 설치된 ATM 8500대에서 24시간 무료 출금거래 서비스를 지원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24시간 365일 수수료 부담없이 출금거래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돼 고객들의 이용편의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추후에도 타 기관 협업 등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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