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글로벌 IT기반 기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음원/영상 스트리밍 기업 등의 성공 요인이 데이터라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가는 말그대로 영업 기밀로 통한다.

단순히 수백, 수천만 이상의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시장과 최종 사용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성공한 것이다.

이는 규모가 큰, 재력 있는 기업이어야만 가능한 방식은 아니다. 데이터의 활용을 자사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꿰뚫어보고 경쟁 우위를 확보한 이른 바 ‘다윗형’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가 존재한다.

클라우드로 자원관리, AI가 고급형 서비스 제공

2011년 설립 된 의류 스타일링 회사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듬을 통해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준다. 고객은 자신의 신체사이즈, 선호 색상과 핏, 옷을 입고 가고 싶은 장소, 옷의 가격대 등의 흥미로운 ‘스타일 퀴즈’만 풀면 된다. AI가 고른 옷 중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최종적으로 다섯 벌을 골라 고객에게 배송한다. 고객은 그 중 마음에 드는 옷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반품할 수 있다. 물론 반품과 관련 된 일체의 비용은 모두 스티치픽스의 부담이다.

초반 소비자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스티치픽스는 점차 데이터가 주는 가치에 몰두했다. AI를 고도화해 고객 맞춤형 추천을 발전시킨 것도 호응을 얻는데 유효했지만, 결과적으로 신뢰도와 충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놀랄 만큼 파격적인 반품제도 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약 2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물류창고만 5개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한 이 회사의 영업 기밀은 엄청난 양의 유통관리를 가능케 한 ‘클라우드 ERP’에 있다.

하나의 통합 된 솔루션으로 배송, 물류, 재고, 출고 관리를 하고, 배송과 반품으로 축적되는 데이터를 통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스타일이 더 인기가 좋은지 파악해 재고를 관리함으로써 재고자산회전율을 높였다. 솔루션으로 배송과 반품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고, 배송관리 비용이 줄었다. 고객들에게 무상 반품제도도 제공하게 됐다.

마케팅에서 AI와 알고리듬을 활용하고 물류, 재고관리에서는 클라우드 ERP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스티치픽스는 이제 ‘패션업으로 위장한 데이터 회사’로 불린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운전자와 탑승자의 데이터 분석, 6년 만에 업계 1등

동남아 1위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그랩(Grab)은 2012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시장가치 6조원이 넘는 온라인 교통 네트워크 및 기술 회사로 성장했다.

그랩 관계자는 “시장규모의 급격한 확장에 따라 고립 된 정보 처리방식의 한계를 경험하고 데이터의 자동화와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랩은 데이터 관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ERP를 도입, 전반적인 경영활동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연계해 업무 처리 속도를 높였다.

그랩 측은 “빠른 성장에 맞춰 물류, 재무, 회계, 영업 등 각 분야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은 직원들이 본인 업무 전반의 인사이트를 갖고, 높아진 업무생산성을 통해 더 가치 있는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운전자 이탈율을 낮추기 위해 운전자 라이프 사이클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마케팅 분야 특화 클라우드를 통해 운전자의 프로필, 탑승자의 개인 선호도 등을 관리해 차량 공유 서비스의 제공자와 사용자 모두의 요구를 반영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그랩은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쇼퍼 드리븐 리무진에서부터 가족용 13인승 차량까지 고객별 다양한 맞춤형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강소 유통·교육 기업, 분석 도구 바꿔 효율성↑

세계적인 청과회사 돌(Dole)의 한국지사 돌코리아는 대부분의 분석 업무를 엑셀로 수작업 처리해왔다. 본사 혹은 임원진이 필요한 자료를 다운로드, 취합, 분석 및 정리, 재업로드 하기까지 난이도에 따라 3-4시간에서 많게는 하루 종일 걸리기도 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돌코리아는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현업에 부하를 주지 않고 클라우드 상에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택했다.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통해 대량의 데이터 분석을 수작업 없이, 이미 동기화 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하는 분석 포인트에 맞춰 빠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초기 투자 비용이 들지 않고 운영 비용 부담이 적어 자본적 지출과 운영지출의 절감을 이뤘다.

성인실무 교육기관으로 급성장 중인 패스트캠퍼스는 현업의 전문가들을 통해 실무역량 강화나 커리어 전환을 원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코딩부터 외국어까지 필요한 부분만 맞춤으로 배울 수 있어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엑셀을 주된 업무 분석 도구로 사용하던 패스트캠퍼스는 수강생과 커리큘럼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자료에 대한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직원끼리 서로 다른 버전의 자료를 갖고 있거나 데이터 입력과 추출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말했다.

패스트캠퍼스는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와 이를 통한 통찰력 확보를 위해 기업경영계획관리(EPM)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대량의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환해 모든 직원들이 일관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과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정보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수강생들의 요구 사항을 선제적으로 예측해 교육 커리큘럼을 확장 하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전문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자동화와 정보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강소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클라우드는 자원, 시간 등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으로 시장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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