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인턴기자] 인도 정부와 왓츠앱이 가짜 뉴스의 확산에 따른 범죄 양산에 큰 우려를 표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페이스북 소유의 ‘왓츠앱’ 메시징 플랫폼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인도의 유력 일간지들에 가짜 뉴스 생산을 지양하자는 취지의 광고를 게시했다고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집단 살인을 초래한 가짜 메시지의 홍수에 맞서 싸우려는 왓츠앱의 첫 시도다.

앞서 인도 당국은 왓츠앱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지난 3일, 인도 정부는 왓츠앱이 그릇된 소문과 무책임한 루머 확산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운영자에게 왓츠앱 플랫폼이 오용되지 않도록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인도 경찰 당국은 “왓츠앱상 루머는 사실이 아니며 무차별적 살인을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야만적인 폭행 장면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인도 전역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이에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3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자정보기술부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의도적인 공포심을 주는 가짜 메시지에서 비롯됐지만, 출처 확인이 어려워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가급적 자극적인 내용의 글은 의심하며 읽어야한다”고 당부했다.

다급해진 인도 당국이 왓츠앱에 직접 답변을 요청하기까지는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 있었다. 지난 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인근을 지나던 행인 5명이 아동유괴범으로 몰려 군중에게 폭행당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마을에는 아동유괴범이 돌아다닌다는 루머가 떠돌고 있었고, 마침 마을에 도착한 피해자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의심 받은 것이다. 곧바로 주민들은 이들을 집단 폭행했으며 약 30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그 현장을 지켜봤다. 이처럼 최근 두 달간 왓츠앱상 풍문으로 인해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이만 십수명이다.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은 궁극에는 왓츠앱이다. 2억 명 이상의 인도인이 사용하는 왓츠앱은 선동적인 가짜 뉴스를 판별 없이 노출하기 때문에, 누구나 범할 수 있는 범죄의 도구가 되었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거짓 정보에 맞설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왓츠앱은 인도 정부 요청에 대한 응답의 일환으로, 각종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를 실었다. 왓츠앱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인도에서 가짜 뉴스와 루머를 발견하는 법에 대한 교육 캠페인을 시작했다”면서 “첫 시도로서 영어와 힌디어 등 다양한 언어로 신문 광고를 게재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왓츠앱은 사용자가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로써 가짜 뉴스의 유통과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왓츠앱은 사용자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것을 레이블링하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즉 수신자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작성자가 아님을 나타낼 수 있게 했다. 이 새로운 기능은 수신자가 메시지를 전달할 때 보다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그밖에도 왓츠앱은 거짓 메시지를 억제하기 위해 장기간 공공 안전 광고 캠페인을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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