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이어 증권사와 보험사들이 차세대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계정계시스템과 정보계시스템을 재축하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컨설팅 때마다 나오는 이슈가 메인프레임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유닉스 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할 것인가이다. 아직도 무엇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한국은행, 국민은행은 메인프레임을, 외환은행, 신한은행, 농협, 하나은행은 유닉스를 선호하고 있다. 은행 CIO들에게 ‘메인프레임 대 유닉스’ 입장을 들어 봤다.            


서재화 기업은행 부행장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 오픈시스템이냐에 대한 논란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각종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시스템 전체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이다. 은행에서의 시스템 장애는 파급효과를 고려했을 때 어느 회사보다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은행 정보시스템의 근간은 무장애와 고객정보 보호이며 어떤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굳이 하드웨어를 비교하라면 정보보안이나 통합성 측면에서 볼 때 다양한 공급사가 난립하고 있는 유닉스보다는 메인프레임이 안정성 부분에서 우위라고 생각한다. 또 가격이나 운용비용도 메인프레임이 예전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 IBM의 온디멘드 정책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그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총소유비용(TOC)도 감소할 수 있다.

심인섭 산업은행 IT본부장
메인프레임과 유닉스로 대별되는 다운사이징에 관한 논란은 오랫동안 진행돼 온 논쟁이지만 여전히 IT시스템 아키텍처상 핵심 이슈이다. 최근 수년간의 트렌드는 유닉스를 필두로 한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체계 모두 각각의 고유한 특징과 장단점이 있어 트렌드에 따른 아키텍처 자체의 우열을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냐? 하는 아키텍처는 구현하고자 하는 시스템의 비즈니스 요건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산업은행의 아키텍처도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무특성상 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예수금 등 창구업무 보다는 기업설비금융의 여신 및 심사관리, 자본시장 관련정보의 분석 및 조사업무 등의 비중이 높다. 또한 글로벌 IB(투자은행) 지향 및 공공사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 등으로 업무담당자의 축적된 경험(Know-How)을 발휘해야 하는 전문적인 업무가 많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업무환경에 좀 더 적합하고 효율적인 오픈 유닉스 시스템(Open UNIX System)을 채택하고 있다.

이영호 한국은행 국장
한국은행은 계정계시스템에만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안정성이나 데이터 처리속도 측면에서 우수해 당분간 다운사이징 계획 없다.


장찬웅 외환은행 IT본부장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이슈는 오래된 이슈이다. 성능이나 안전성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 2003년 1월부터 차세대뱅킹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유닉스로 결정했다. 지난 2005년 2월 유닉스 시스템으로 차세대뱅킹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도 문제없이 잘 운용되고 있다.

현재명 SC제일은행 부행장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메인프레임에서 MIS시스템에 대해 유닉스(UNIX)의 J2EE기반으로 지난 2005년도에 다운사이징 완료했다.

김은식 신한은행 부행장
지난해 10월 뉴뱅킹시스템이라는 옛 신한은행과 옛 조흥은행의 차세대통합시스템을 구축한바 있다. 기존 메인프레임 방식에서 유닉스 방식으로 전환해 구축 가동한 이래 현재까지 무정지 상태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