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만원대가 아닌 1만원대 수준의 보편 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보편 요금제란 음성통화 200분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2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보편 요금제 법안의 경우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고 국회로 법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법이 국회의 최종 논의를 거쳐 통과될 경우 시장에는 1만원대로 나오게  된다. 최근 KT가 3만3000원(선택약정할인 25% 적용시 2만4750원)으로 음성통화 무제한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정부가 보편 요금제를 2만원대가 아닌 1만원대로 출시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2일 과기정통부 및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1만원대의 가격(이하, 선택약정할인 25% 적용 기준)으로 음성통화 200분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는 보편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보편 요금제의 제공량은 해당 기간통신서비스의 일반적인 이용자의 전년도 평균 이용량의 100분의 50이상 100분의 70이하로 한다”며 “이용요금은 앞서 설명한 제공량을 전년도 시장평균 단위요금 기준으로 환산한 요금 대비 비율이 100분의 100이상 100분의 200이하로 한다. 이때 전년 기준 1만8000원~3만6000원의 가격이 나왔는데, 최종 가격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보편 요금제의 가격은 1만8000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보편 요금제가 연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내년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는데, 2019년의 경우 2018년 이용 요금을 기준으로 다시 선정한다. 올해 KT 등 통신 사업자들이 전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SK텔레콤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 준비하는 상황에서 2019년에는 1만8000원~3만6000원의 가격대보다 더 저렴한 요금 구간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의 2 (보편 요금제) 5항을 보면 보편 요금제 산정 각각의 값에 대해 100분의 10 범위에서 증감된 값을 합산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보편 요금제의 가격이 1만5000원 수준까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심사하고 통과시켰다 (사진=과기정통부)
규제개혁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심사하고 통과시켰다 (사진=백연식 기자)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을 우려해 KT는 3만원대의 가격으로 음성통화 무제한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다. 시장 논리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가 2만원대 아닌 1만원대의 보편 요금제를 내년에 출시할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통신비 인하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보편 요금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보편 요금제를 무조건 출시해야 한다. 또 KT와 LG유플러스도 정부 눈치보기 및 시장논리에 따라 출시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만원 수준의 보편 요금제 도입에 따른 직접적인 이통사 연간 매출감소액이 7812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보편 요금제 도입에 따른 다른 요금제 인하 효과(연쇄 효과, 간접적 효과)가 연 5759억원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KDI)가 주장하는 보편요금제 도입효과(이통사 피해 매출)는 총 연 1조3581억원이다. 가격이 1만원대로 낮아져서 출시될 경우 보편 요금제 도입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5G 업셀링 효과로 이통사 피해 감소?...美 1만원대 무제한 요금제 출시

우리나라는 내년 3월에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 목표로 하고 있다. 5G로 인한 이통사의 업셀링(Up-selling) 효과는 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통사의 매출 감소는 최소 1조3581억원이지만 8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되기에 사실상 최소 피해액은 5500억원대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 정도는 이통사가 감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의 경우, 1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속도제한)를 출시했다. KT는 4만원대 가격(데이터온 톡 요금제)으로 3GB 데이터 제공 후 소진 시 속도제한 1Mbps를 조건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6만원대 가격으로 데이터 10GB를 제공한 뒤 속도제한 2Mbps를 조건으로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미국 스프린트가 새로 내놓은 요금제는 월 15달러(한화 약 1만6000원)의 가격으로 비디오 480p, 음악 500Kbps, 게임 2Mbps라는 ‘제한’ 조건을 거는 대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또한 음성통화와 문자 역시 무제한이다. 스프린트의 새 요금제하고만 비교해본다면, 국내 이통사의 무제한 요금제는 비싼 편이다. 정부가 보편 요금제의 가격을 1만원대로 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2만원대의 보편 요금제의 경우도 이통사가 받는 피해가 상당한데 1만원대로 내려가면 그 이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며 “200분의 음성 통화 제공량이 적게 보일 수 있지만 음성 통화를 많이 안쓰는 추세인데다가,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가족이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음성 통화를 대신 걸 수 있기 때문에 보편 요금제의 파장이나 효과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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