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블록체인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리버스ICO를 진행하고, 공공기관은 블록체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22년 100억달러(한화 약 11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산업계 및 금융/공공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시장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ICO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버스ICO

리버스ICO는 대기업이 가상화폐 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연계하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이 리버스ICO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리버스ICO를 통해 투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는 것과 더불어,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카카오와 네이버가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해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한다면 각 플랫폼만의 생태계가 탄생한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지 등에 이용 가능한 코인을 만들게 되면 모든 거래내역을 암호화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카카오만의 코인으로 거래에 이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네이버 역시 웹툰, 네이버쇼핑 등에 이용 가능한 코인을 만들게 되면 고객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리버스ICO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텔레그램이다. 텔레그램은 암호화 메신저 기업이다. 지난 2월에 열린 1차 ICO에서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 캐피털 등 81개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8억5000만달러(한화 약 9554억원)를, 지난 3월 2차 ICO에서 94명의 투자자들로부터 8억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두 차례 ICO를 통해 총 17억달러(한화 약 1조9108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은 셈이다.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모은 투자금으로 ‘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TON)’ 블록체인 플랫폼과 자체 가상화폐 ‘그램(GRAM)’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ON을 개발하는 목표는 이더리움처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하기 위해서다. 3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1세대와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시스템이라는 것이 텔레그램 측 설명이다.

이 밖에 필름기업 코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상화폐 ‘코닥’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은 자사 마일리지 시스템 ‘라쿠텐 슈퍼 포인트’를 ‘라쿠텐 코인’이라는 가상화폐로 전환, 자사가 운영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현금처럼 사용하게 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지난해 스위스에서 ICO로 투자금을 확보하고, ‘에이치닥(Hdac)’을 발행했다. 당시 비트코인 1만6786개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빛소프트는 홍콩에서 ICO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5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공공 블록체인 도입 움직임 활발

정부가 공공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지난 21일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블록체인은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AI)의 뒤를 이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기술이 될 것이며, 이미 우리는 블록체인 발전을 위한 든든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 추진을 통해 국내 산업을 혁신하고 디지털 신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타부처와 협업을 통해 올해 공공분야에 ▲축산물 이력관리 ▲개인통관 ▲간편 부동산 거래 ▲온라인 투표 ▲국가간 전자문서 유통 ▲해운물류 등 6대 시범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사업 확대 및 다년도 지원을 통한 상용서비스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2022년까지 50건의 사업에 300억원을 투입한다.

예를 들어 과기정통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을 통해 사육, 도축, 판매 등 전 단계의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공유, 문제 발생 시 추적 기간을 최대 6일에서 10분 이내로 단축한다는 설명이다. 관세청과도 협업했다. 주문, 선적, 배송, 통관 등 전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실시간 수입 신고로 통관 시간 단축 및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저가 신고 사례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공공기관도 블록체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서비스 등 新금융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에게 카카오톡(알림톡)을 활용한 간편 본인인증 서비스를 도입, 개인정보 보호와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억3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LG CNS는 KT를 제치고 한국조폐공사의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자체와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발급·유통하도록 기술을 지원할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블록체인 기반의 채용 정보제공시스템 구축방안’ 컨설팅 사업을 발주했다. 기존에는 구직자가 졸업증명서 성적 증명서 등의 증명자료를 각 기업에 각각 제출, 비용과 부담이 발생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인증 시스템이 구축되면 구직자가 자신의 신원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한 후 기업과 발급기관에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채권장외결제시스템 블록체인기술 적용 타당성 검토 컨설팅’ 사업은 한국IBM을 제치고 유니포인트가 가져갔다. 권은영 유니포인트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가치 있는 금융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