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5G 통신 장비로 화웨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 2013년 LTE 통신 장비에서도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적이 있다. LTE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를, LG유플러스는 양사와 마찬가지로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장비에 화웨이 장비까지 더해 사용 중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가 5G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27일 저녁 MWC 상하이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WC상하이에 참가한 장비 업체들 중에서) 화웨이만 봤다. 화웨이는 자신들이 얘기한대로 성능이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제시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5G에서도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비슷한 거 같다. 화웨이가 제일 빠르고 성능이 좋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5G 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선택한다고 해서 화웨이의 장비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권 부회장도 “5G 장비 업체(벤더)는 4개 업체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TE에서도 화웨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LG 등 4개 제조사 업체 장비를 선택한 적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LTE 기준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원래 다른 이동통신사와 마찬가지로 노키아와 에릭슨, 삼성전자의 통신장비를 사용했지만 지난 2013년,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에릭슨 대신 화웨이의 장비로 교체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화웨이가 좋은 조건을 제시해 LG유플러스가 에릭슨의 장비를 화웨이로 교체했다”며 “교체 비용 역시 화웨이가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MWC 상하이 2018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MWC 상하이 2018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과 수도권 및 충청지역은 삼성전자, 호남 및 강원은 노키아, 영남은 에릭슨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KT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그리고 부산과 울산 지역은 삼성전자, 강원도와 충청북도 및 경상 지역 에릭슨, 충청남도 및 전라 지역은 노키아의 통신 장비를 쓰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은 화웨이, 호남과 충청도 지역은 삼성전자, 영남은 노키아, 강원 지역은 에릭슨의 통신 장비를 사용 중이다.

이들 이통사가 한 벤더에만 장비를 공급받지 않고 멀티 밴더로 주문하는 이유는 이 방식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에릭슨에게만 장비를 주문하는 것 보다 에릭슨과 노키아, 삼성전자에게 장비를 주문하는 것이 벤더들의 경쟁을 유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한 장비 업체의 물품만 가져오기로 계약했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장비 업체들과 계약을 맺는 것이라고 이통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서울, 수도권 지역이나 충청 지역 등 도 단위에서 한 업체의 장비만을 사용하는 것은 망 안정성을 위해서이다. 장비의 호환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과 KT의 경우 5G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5G 통신장비의 경우 화웨이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데다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도입시 장점이 분명하지만 국내 정서나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 기술력이 삼성전자에 비해 5G 전국망 대역인 3.5㎓의 경우 약 2분기, 28㎓ 대역의 경우 1~2달 앞서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화웨이의 경우 통신 장비 분야에서 인재를 데려오는 등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며 “우리나라는 5G에서 이제 TDD(시분할 이동통신 방식)를 시작하지만, 중국이 예전부터 TDD를 사용해왔던 것도 화웨이 5G 장비 기술이 앞서 있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MWC 상하이 2018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MWC 상하이 2018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통3사가 과기정통부가 목표로 정한 2019년 3월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하기 위해서는 면 늦어도 올해 10월까지는 장비를 선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9월까지 3.5㎓ 대역에서 100㎒폭 장비를 개발 완료하겠다고 이통3사에 통보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미 100㎒폭 이상을 지원하는 상용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양사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황창규 KT 회장 역시 MWC 상하이 2018 현장에서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화웨이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보다 3.5㎓ 대역에서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SK텔레콤과 KT 역시 좋은 통신 장비를 구축하고 싶다면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의 경우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노키아나 삼성전자의 기술력보다 앞서고 있고, 가격 역시 30%~40% 저렴하다”며 “다만 국내 정서나 여론, 정부의 입김 등이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나 KT가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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