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탓에 알뜰폰은 뒷전?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탓에 알뜰폰은 뒷전?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8.07.0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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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사용료 면제 협의 나선 과기정통부, 다른 활성화 대안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는 그동안 알뜰폰 업계를 외면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알뜰폰 업계는 생존을 위해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 및 망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세수 확보와 보편 요금제 추진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에 밀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 400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알뜰폰 전파사용료 면제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과기정통부가 전파사용료 면제를 추진한다고 해도 세수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알뜰폰 전파사용료 면제의 경우 지난 2012년 10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 3차례 더 연장돼 오는 9월 일몰될 예정이다.

현재 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알뜰폰 업계는 1년씩 연장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계획을 세우기 위해 3년~5년간의 면제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전파 사용료 면제를 영원히 추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알뜰폰 업계를 위한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과기정통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알뜰폰 전파사용료 면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오는 7월에 협상이 끝날 것이 유력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국장급 회의나 차관 회의 등을 통해 자주만나며 알뜰폰 전파 사용료 면제 유예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국정기획위의 정책이었던 만큼, 면제가 유력하다. 오는 7월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 측은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NH농협
사진=NH농협

만약, 전파사용료 면제가 유예될 경우 알뜰폰 업계가 받게 될 혜택은 연 400억원 수준이다. 전파사용료는 가입자 1인당 월 461원이 부과(SK텔레콤 기준)되는데 알뜰폰 업체가 망을 임대해주는 이통3사에 사용료를 내면 이통3사는 자신들의 전파사용료까지 더해 정부에 납부하는 체계다. 올해 9월 30일까지 알뜰폰의 전파사용료는 면제되기 때문에 알뜰폰 업체는 이 금액을 이통3사에 부담하지 않고 있고, 이통3사도 자신들의 전파사용료만 정부에 내고 있다.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가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10월부터 알뜰폰 업체들은 그동안 내지 않았던 전파사용료를 내야 한다. 

전파사용료는 가입자 수만큼 부가되는 방식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약 85만7000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CJ헬로의 경우 전파사용료를 매월 약 3억9507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1년으로 환산하면 약 47억4092만원이다. CJ헬로의 1분기 영업이익이 131억원임을 감안하면 30%가 넘는 금액이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시장 1위 업체다. 그만큼 전파사용료가 알뜰폰 업체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정부의 보편요금제-세수 줄어드는 문제...알뜰폰 '한숨'

알뜰폰 업체들은 정부가 전파 사용료 협상을 할 때마다 3년~5년간 면제가 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 측 의견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는 세수를 담당하고 있고, 일단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기획재정부가 반길 리 없다”며 “매년마다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 협상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 장기간 면제를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와 함께 망도매대가 인하를 바라고 있다. 쓰는 만큼 비용을 더 내는 RM 방식(종량제, Retail Minus)의 경우 법적 산출 근거가 있기 때문에 매년 인하돼 왔다. 하지만 LTE 요금에 적용돼 수익을 나눠가지는 RS 방식(수익배분제, Revenue Share)의 경우 법적 근거가 없어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정부의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다. 그동안 알뜰폰 망도매대가 인하는 RM 방식에 초점이 맞춰 진행됐다. 

알뜰폰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LTE 가입자를 늘리고, LTE 수익을 증대시켜야 하는데 결국 LTE에 주로 적용되는 RS 방식에서 알뜰폰이 가져가는 몫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보편 요금제를 추진할 때, 관련 법안에 RS 방식의 망 도매대가 인하를 넣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늘려야 하고 이에 따라 RS 방식의 망도매대가 인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 요금제가 통과될 경우 알뜰폰 업계의 피해가 큰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안에 RS 방식의 망도매대가 인하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보편 요금제의 경우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보편 요금제 법안의 경우 특례 조항을 통해 알뜰폰 업계가 피해를 볼 경우 이를 배려하는 원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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