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야구 및 골프 스포츠 중계에 집중하면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던 LG유플러스는 3월 기존 프로야구 중계 앱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야구 중계 서비스를 출시했고, 4월 새로운 골프 중계 앱을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자사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에서 야구 경기 기록 정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데이트 했고, 골프의 경우 특수 장면들을 새로운 방송 기술로 시연하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LG유플러스가 스포츠 중계 앱을 통해 고가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5G 시대를 대비해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려 한다면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즉, 같은 스포츠를 중계하지만 양사의 의도나 목적이 다른 것이다.

5일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가 야구나 골프 앱을 통해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8만원대 고가 요금제에 대한 마케팅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이통사 중 처음으로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이를 활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야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어 LG유플러스는 마니아 중심의 스포츠인 골프 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계 앱인 U+프로야구, U+골프를 위해 1개 구장 또는 골프장에 투자되는 비용은 수십억원 수준이다. 국내 야구장은 9개가 있고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은 20여개이다.

골프 팬이 중계 앱인 U+골프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골프 팬이 중계 앱인 U+골프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중계 앱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기획해 방송사에 제안했다. 투자비용의 대부분도 LG유플러스가 부담한다. 방송사는 기존에 촬영하는 경기 영상을 LG유플러스에 공급한다. 모든 영상은 LG유플러스 안양방송센터로 모여 최종 처리된 후 서비스된다. LG유플러스는 중계 앱을 SK텔레콤이나 KT 등 타사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국 이통사인 버라이즌의 경우 스포츠를 활용한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를 참고한 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스포츠 중계 서비스...5G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 나와

LG유플러스의 야구 및 골프 중계 서비스의 경우 5G 상용화를 대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통사들은 내년 3월 상용화되는 5G를 앞두고 BM(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인데, 5G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5G에 적합한 콘텐츠는 스포츠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포츠의 경우 빠른 속도를 활용한 다양한 뷰, 초고화질로 보려는 이용자의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LG유플러스가 스포츠를 활용한 중계 앱 서비스를 하는 것도 5G 시대를 대비해 이용자의 데이터 쓰는 양을 늘리고 데이터 소비에 대한 습관을 들이려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5G B2C 상용화를 위한 콘텐츠가) AR, VR, 게임이고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이 세 가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진도가 3개월 6개월전과 비교해 빠른 것 같지 않다. 5G네트워크 구성됐을 때 고객들이 정말 좋아하는 콘텐츠가 나올 지, 눈에 들어오는 서비스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낸 적 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이동통신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고가 요금제와 스포츠 중계 앱 만으로 타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5G 시대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BM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4D 리플레이(Replay) 서비스 영상 예시 (사진=SK브로드밴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4D 리플레이(Replay) 서비스 영상 예시 (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스포츠 중계, 옥수수 콘텐츠 늘리기 위한 의도

반면,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옥수수에서 골프와 야구 중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와 의도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는데다가 SK브로드밴드는 무선 회사가 아닌, 유선 회사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사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의 콘텐츠를 늘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넷플릭스의 국내 본격 진출이 시작된 상황에서 옥수수, 푹, 티빙 등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옥수수의 골프 중계의 경우 마니아들을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며 “옥수수 스포츠 중계의 경우 5G 시대 대비 보다 동영상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이라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도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100GB 이상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가지고 있지만 SK텔레콤은 그렇지 못하다”며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유선 회사인 만큼 5G 상용화 준비보다 플랫폼의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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