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가 경영난으로 인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국내 차량공유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이로써 승차공유 사업이 국내에서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러스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규제로 인해 경영난으로 대표가 사임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국내 승차공유 업계가 위기를 맞게 된 것이 방증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지난 1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또 전 날인 19일에는 약 50 여 명의 직원 가운데 70%를 해고한다는 공지문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
김태호 풀러스 대표

2016년 출시된 풀러스는 국내 대표 카풀앱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 미래에셋, SK 등으로부터 약 22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각종 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해 약 2년만에 사업 위기를 맞은 것. 

풀러스 외에도 대표적인 국내 승차공유 서비스로 럭시, 티티카카가 있다. 다행히 럭시는 올해 2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252억원에 인수됐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보완책을 마련해 연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3위 업체인 티티카카는 서비스 출시 5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풀러스를 비롯한 국내 승차공유 업계의 위기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풀러스는 지난해 11월, 24시간 중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 선택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법률 위반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여기에 택시업계에서도 차량공유 사업은 불법이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지난 3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은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지난 3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은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이후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해결점을 찾으려 했으나 택시 업계의 반발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국내 승차공유 기업의 경영난은 심해지기 시작했다. 불법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우려감에 사용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것. 이후 풀러스는 SNS 등 마케팅을 이어갔으나 불안한 사용자들의 마음을 잡기란 어려웠다.  

기존에 논란이 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 외에도 고급형 요금제 서비스, 기사포함 렌터카 등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승차공유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은 이어졌으나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김수미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승차공유 규제 완화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로 취소됐다. 이밖에도 정치권과 스타트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관련 법안을 발의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규제 개선에 대해 강조했으나 아직까지 풀어야 할 규제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국내와 달리 성장 속도내는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 

이처럼 국내에서는 승차공유 기업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으나 글로벌 기업들의 사정은 다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우버는 78개국 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우버의 시가총액은 720억 달러(약 78조 5520억원)를 넘어섰다.

우버, 풀러스 비교
승차공유 기업 우버, 풀러스 비교

하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우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의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자 택시업계의 반발이 시작됐다. 물론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등 다수 국가에서 우버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대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등 주요 지역과 국가에서는 우버를 합법화하거나 제한적으로 합법화하고 있다. 이덕에 해당 국가에서는 공유경제 시장의 성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기업으로는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 등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물론 우리나라와 외국과의 교통 환경이 다른 것도 원인이지만 뿌리깊게 자리잡은 택시 업계의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국내에서 승차공유 기업과 문화는 이어지기 힘들다”면서 “승차공유는 공유경제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만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카풀앱 풀러스 서비스 이용 모습 (사진=풀러스)
카풀앱 풀러스 서비스 이용 모습 (사진=풀러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