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기자] 2~3년 전 가전제품에서 ‘혁신’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받은 제품 중 하나가 선을 없앤 고가의 ‘무선 청소기’다. 유선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도 않으면서 선을 과감히 없애는 제품 디자인 덕분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이러한 혁신을 노리는 제품이 나온다. 헬스케어 제조 스타트업인 ‘닥터챔프’가 6월~7월 중에 공식 출시할 근육이완기 ‘닥터 머슬(Dr. muscle)’이 바로 그것이다. 근육 이완기는 한의원 등 병원에서 물리치료용으로 많이 쓰이는 제품으로 기존 것들은 모두 유선 제품이었다.

서인원 닥터챔프 대표는 “새로 만든 근육이완기는 배터리를 장착해서 쓰는 무선 방식”이라면서 “배터리를 충전해서 작동을 시키게 되면 근육에 대고 근육을 타격해서 이완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나와 있는 의료기기나 제품들은 모두 전기타입으로 해서 유선으로 돼 있다. 유선 제품은 휴대가 불편한데다 선 때문에 환자들의 모든 신체에 닿는데 한계가 있어 불편했다. 서 대표는 유선 형태를 무선 형태로 변경해 휴대성을 강화하고 모든 신체 근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서인원 닥터챔프 대표는 한의사로 물리치료를 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2년에 걸쳐 무선 근육이완기를 직접 만들었다.
서인원 닥터챔프 대표는 한의사로 물리치료를 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2년에 걸쳐 무선 근육이완기를 직접 만들었다.

서인원 대표가 무선 방식의 근육이완기를 만들게 된 것은 한의사로서 수년간 그가 직접 물리치료를 하고 있는 경험 덕분이다. 기존 제품들이 유선이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고, 헬스케어 기기 제조 기업들에게 이와 관련한 지속적인 조언을 했으나 원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아 직접 만들게 된 것이다. 2016년부터 준비했으니 2년이 넘었다. 1년 이상 제품을 구성한 뒤 모델링을 했다. 지난해 창업선도대학의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한양대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아 10개월 동안 프로로타입을 개발하게 됐다.

근육이완기 닥터 머슬(Dr. muscle) 뿐만 아니라 스파이럴 테이프 ‘닥터 스파이럴(Dr. spiral)’ 등을 개발 중인 닥터챔프는 서 대표가 한의원 임상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한의사인 그는 왜 직접 제품을 만들게 됐을까? 물리 치료를 하다보면 손으로 하는 것보다는 도구들이 필요했다는 것이 서인원 대표의 설명이다.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 환자가 덜 아프게 하고, 효율적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했는데 원하는 도구가 없었기에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근육이완기, 스파이럴 테이프 등을 개발한 이유다. 그는 내친김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제품을 풀세트로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다. 이미 척추교정용 정형용 교정장치 관련해서 특허도 받아놓았다.

무선 근육이완기 '닥터머슬'
무선 근육이완기 '닥터머슬'

닥터챔프가 현재 개발 중인 또 다른 제품은 스포츠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스포츠 테이핑이다. 기존 테이프들은 알러지나 기타 부작용 등이 있었는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테이프들은 탄력이 있어 감으면 밴디지처럼 압박이 되는 형식이다. 이에 비해 닥터챔프가 개발 중인 제품은 비탄력적으로 붙여도 이물감이 없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디자인 돼 있어 적은 양으로 붙이면서도 수십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무선 근육이완기의 제품 개발은 거의 다 끝난 상태고 이제 양산체제만 남았다”면서 “빠르면 6월~7월부터 양산과 함께 한 체육대학에서 임상시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미국, 동남아 쪽 병원과 이미 제품이 나오면 바로 런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체육대학교를 나와 근대 5종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가 한의사로 직업을 바꾼 지 벌써 25년째. 그는 스타트업 대표라는 겸직을 하며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서인원 대표는 “지금은 헬스케어 제품으로 가볍게 접근하고 있지만 완숙미를 더 갖추게 되면 의료계 시장도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건강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만들어 체육계와 한의계에 혁신으로 도움을 주는 선구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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