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가상현실(VR)기기를 사용하니 기존 데스크톱 같은 기기를 사용할 때보다 본 내용을 훨씬더 잘 기억했다. 실험결과 약 8.8%정도 기억정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메릴랜드대 연구원들은 13일(현지시각) 사람들이 VR헤드셋으로 정보를 제공받을 때 2차원 PC에서 볼 때보다 훨씬더 잘 기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실험이 VR기기가 데스크톱보다 정보를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지에 대한 최초의 심층 분석 실험이라고 밝혔다.

실험결과는 VR 교육이 태블릿 또는 단말기 기반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지금껏 게임이나 엔터테임먼트에서만 성장세를 보이던 VR기술이 의학,교육,직업훈련같은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전망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VR기기 사용자들이 2D 데스크톱 사용자들보다 본 내용을 훨씬더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진=메릴랜드대)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VR기기 사용자들이 2D 데스크톱 사용자들보다 본 내용을 훨씬더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진=메릴랜드대)

UMD의 아미타브 바르슈니 컴퓨터 수학 및 자연과학대 학장은 “이 데이터는 VR의 몰입형 환경이 교육과 높은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훈련시 향상된 결과를 가져올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컴퓨터와 VR헤드셋에 익숙한 4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PC나 VR기기를 이용한) 기억(능력)을 관찰했다.

연구원들은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를 배치한 이른바 ‘기억의 궁전’을 만들었다. 이런 종류의 ‘공간 기억 암호화(spatial mnemonic encoding)’는 더 잘 기억하도록 만들어 주는 일반적인 기억 속임수다.

에릭 크로코스 수석연구원은 “인간은 자신들이 정보를 기억하는 데 도움되도록 하기 위해 동굴속 그림이든, 진흙 태블릿이든, 인쇄된 텍스트와 이미지이든, 동영상이든 간에 항상 시각적 기반의 방법을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발전 과정에서 VR가 논리적으로 다음 단계인지를 알아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험결과 VR기기를 사용할 경우 기억을 일깨우는 데 있어 8.8%의 개선을 보였다.

연구에서는 두 실험 그룹 모두 에이브러햄 링컨, 달라이 라마, 아놀드 슈왈제네거, 마릴린 먼로 등 유명인의 얼굴 사진 인쇄물을 받았고 이들 사진에 익숙해졌다.

이어 연구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두 개의 이미지 위치를 가진 ‘기억궁전(memory palace) 포맷을 사용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하나는 화려한 궁전의 방 내부였고 다른 하나는 중세 거리의 외부모습이었다.

두 연구그룹은 각각의 기억 궁전을 5분간 탐색했다.

데스크톱을 사용한 실험참가자는 자신들의 시점을 변경하기 위해 마우스를 사용했다. 반면 VR 사용자들은 머리를 양옆으로 돌리고 위아래로 보았다.

다음으로, 크로코스는 사용자에게 표시된 각 얼굴의 위치를 ​​기억(암기)하도록 요청했다.

얼굴의 절반은 내부 설정의 다른 위치에 배치됐다. 즉 오프라윈프리는 커다란 계단의 위에 나타났고 스티븐 호킹은 몇단계 아래 있었고 슈렉이 뒤를 이었다. 1층에는 나폴레옹 보나파트르가 장엄한 나무 테이블 위에 앉아 있었고 마팅 루터킹 목사는 방의 가운데 위치해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중세 마을에 설정된 사용자들은 건물 왼쪽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얼굴을 포함한 이미지들을 보았다. 미키 마우스와 배트맨 주변의 구조물 높이는 다양했다.

그런 다음, 그 장면은 비워졌고 2분의 휴식이 취해진 후 각 기억의 궁전이 그 얼굴들이 있던 번호가 매겨진 상자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들은 이제 전화 번호가 표시된 각 장소에 어느 얼굴이 있었는지 기억해 내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결과 VR헤드셋을 사용한 사람들의 전반적인 기억 정확도가 8.8% 향상된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통계적으로 엄청난 기억향상 수치다.

연구자들은 연구 참가자들이 물리적 위치와 주변 구조물 및 얼굴과의 관계, 그리고 사용자 몸과 관련된 이미지의 위치에 의해 각 얼굴을 식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VR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데스크톱 등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기억효과를 제시해 주는 것으로 실험결과 드러났다. 이는 교육현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 기어 VR헤드셋(사진=삼성전자)
VR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기억효과를 제시해 주는 것으로 실험결과 드러났다. 이는 게임은 물론 의료,직업훈련,교육현장 등에서의 VR기기 사용 확대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사진은 삼성 기어 VR헤드셋(사진=삼성전자)

데스크톱 사용자들도 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VR사용자들은 이를 통계적으로 보다 잘 수행했다.

연구원들은 VR기기가 경험에 현실의 층을 추가하면서 두뇌에 진정한 3D공간의 ‘기억의 궁전’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믿고 있다.

참가자 중 상당수는 VR를 사용하는 가운데에서의 몰입적 존재는 자신들을 더 잘 집중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는 연구결과에 반영됐다. 즉 VR를 사용한 사람들의 40%는 데스크톱을 사용한 사람보다 기억 능력이 최소한 10% 더 높았다는 결과였다.

캐서린 플래이선트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몰입형 가상 환경에서 경험한 ‘공간 가상기억 궁전’은 신체 위치, 움직임, 가속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에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학습(능률) 및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이끌어 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지난 2015년 미국립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설림된 오그멘토리엄 가상현실데스트베드 연구소에서 이 실험을 수행했다.

이 연구결과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잡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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