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IBM이 6년 만에 슈퍼컴 원조 미국의 자존심을 되살리게 됐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에 세계 최고속 슈퍼컴 ‘서밋(Summit)’을 설치, 가동에 들어가면서다. 성능은 무려 200페타 플롭스(초당 20경회 부동소수점 연산 속도)로 기존 세계최고 슈퍼컴의 2배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톱500에서 세계 최고 슈퍼컴에 오른 중국 선웨이타이후라이트는 93페타플롭스(초당 9경3000조회 부동소수점 연산) 컴퓨팅 속도를 보인다. 이달말 해마다 두차례 발표되는 톱500 슈퍼컴 상반기 랭킹이 발표된다. 

테크크런치는 8일(현지시각) IBM이 미국 에너지부(DoE)에 현존하는 세계최고속 슈퍼컴을 설치해 가동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IBM은 서밋 공급 주 사업자로서 엔비디아,레드햇,인피니밴드 및 네트워킹 전문업체 멜라녹스와 손잡고 세계 최고속 슈퍼컴을 미국 에너지부(DoE)에 공급했다. IBM은 서밋이 현재 초당 20경회 연산 성능을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똑똑한 과학연구용 슈퍼컴이라고 말했다. 존 켈리 인식솔루션 및 IBM연구소 수석부사장은 IBM 홈페이지에 “수퍼컴퓨팅은 컴퓨팅의 포뮬러원이다. 전례없는 규모로 첨단기술을 테스트하는 장이다”라는 말로 세계최고속 슈퍼컴 개발사로서의 자존심을 드러냈다.

IBM이 소개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서밋. 이로써 미국은 지난 2012년 타이탄으로 왕좌를 차지한 이래 6년만에 슈퍼컴 원조이자 세계최고슈퍼컴 보유국의 자존심도 되찾았다. (사진=IBM)
IBM이 소개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서밋. 이로써 미국은 지난 2012년 타이탄으로 왕좌를 차지한 이래 6년만에 슈퍼컴 원조이자 세계최고슈퍼컴 보유국의 자존심도 되찾았다. (사진=IBM)

서밋은 이달말 발표될 세계 슈퍼컴 순위 톱500 최고속 슈퍼컴 랭킹 1위에 안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12년 크레이사가 슈퍼컴 타이탄으로 정상을 차지한 이래 줄곧 세계최고 슈퍼컴 자리를 중국에 양보했던 미국이 6년 만에 슈퍼컴 정상을 탈환하면서 자존심을 되찾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밋은 수년전부터 개발돼 왔으며 2개의 22코어 IBM파워9칩과 6대의 엔비디아 테슬라 V100칩을 사용하는 IBM 서버 4608대로 구성됐다. IBM에 따르면 이 시스템에 사용되는 GPU는 총 2만7648개에 이르며 스토리지 용량은 250페타(25경)바이트에 이른다.

엔비디아 GPU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슈퍼컴은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물론 오크리지연구소에서 수행될 에너지 및 첨단소재연구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 니콜스 오크리지국립연구소 컴퓨팅 및 전산 과학 담당 부소장은 “서밋의 인공지능(AI)로 최적화된 하드웨어는 연구자들이 발견 속도를 더 빠르게 해 줄 거대한 데이터 세트 분석 및 인텔리전트SW 개발에 있어 믿을 수 없는 놀라운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6년만에 세계최고 슈퍼컴 왕좌를 탈환했다. 초당 20경회 연산속도를 가진 IBM서밋이 미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설치됐다.(사진=오크리지국립연구소)
미국이 6년만에 세계최고 슈퍼컴 왕좌를 탈환했다. 초당 20경회 연산속도를 가진 IBM서밋이 미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설치됐다.(사진=오크리지국립연구소)

서밋은 IBM이 에너지부에 공급하기 위해 제작중인 2종의 차세대 슈퍼컴 가운데 하나다. 또다른 슈퍼컴은 시에라(Sierra)로서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역시 올해 설치·가동될 예정인 이 슈퍼컴은 서밋보다 다소 약한 125페타플롭스(초당 12경5000조회 연산 속도)의 슈퍼컴이다. 하지만 이 두 시스템은 현재 미 에너지부가 가지고 있는 어느 슈퍼컴보다도 강력한 무기다.

한편 지난해 11월 톱500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랭킹에 따르면 중국은 총 202대가 순위권에 들면서 143대를 가진 미국을 추월했다. 당시 중국은 톱500 순위에 오른 이래 가장 많은 수의 순위권내 슈퍼컴 보유기록을 갖게 됐다. 반면 미국은 25년 전 톱500랭킹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저조한 수준의 슈퍼컴 보유 기록을 갖게 되면서 슈퍼컴 원조 국가의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중국은 슈퍼컴 컴퓨팅 성능 총량에서도 미국을 따라잡았다. 중국은 톱 500슈퍼컴 컴퓨팅 용량의 35.4%를, 미국은 29.6%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톱 500이 발표되기 불과 6개월 전인 6월까지만 해도 미국은 톱500 랭킹에서 169대의 슈퍼컴을, 중국은 160대의 슈퍼컴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까지 세계슈퍼컴 톱500 보유 랭킹에서는 일본이 35대로 3위, 독일이 20대로 4위, 프랑스가 18대로 5위, 영국이 15대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슈퍼컴 톱500순위는 지난해 6월 톱500발표 이후 두드러진 예외는 있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는 중국 국립 병렬컴퓨팅기술 연구센터(NRCPC)가 개발해 우시 국립슈퍼컴퓨팅 센터(国家超级计算无锡中心)에 설치된 시스템으로 HPL(High Performance Linpack) 테스트 결과 4번 연속 1위를 차지한 슈퍼컴이다. 93.01 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중국우시 국립슈퍼컴퓨팅센터에 설치된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 슈퍼컴 93페타플롭스의 성능으로 4번 연속 세계최고속 슈퍼컴퓨터의 영예를 차지했다.(사진=우시국립슈퍼컴퓨팅센터)
중국우시 국립슈퍼컴퓨팅센터에 설치된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 슈퍼컴 93페타플롭스의 성능으로 4번 연속 세계최고속 슈퍼컴퓨터의 영예를 차지했다.(사진=우시국립슈퍼컴퓨팅센터)

2위는 중국국방과학기술대학(NUDT)에 의해 개발돼 중국 광저우 국립 슈퍼 컴퓨팅 센터에 설치된 시스템 인 톈허-2가 33.86 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3위는 스위스 루가노에 있는 스위스 국립 슈퍼컴퓨팅 센터(CSCS)에 설치된 크레이사의 XC50 시스템 피츠다인트로서 19.59 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임을 과시했다. 주목할 부분은 피츠다인트가 엔디디아 테슬라 P100 GPU를 사용해 9.77 페타플롭스 성능을 2배이상으로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현재 미국의 최고 슈퍼컴은 톱500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미 에너지부(DoE) 산하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에 설치된 5년된 크레이 XK7 시스템 타이탄은 엔비디아 K20x GPU를 사용한 미국 최대 규모의 슈퍼컴이다. 지난 2012년 17.59 페타플롭스 성능을 보이며 세계 1위였지만 지난해 11월 세계 5위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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