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페이스북이 또다시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말려 들었다. 페이스북 회원과 그 친구들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삼성전자애플아마존 등 전세계 주요 스마트폰 및 단말기 제조업체 60개사에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올들어 페이스북은 자사 제공 정보를 분석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를 지난 2016년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 측에 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스캔들은 페이스북 탈퇴 소동으로 이어졌다. 이번 논란이 그 2라운드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세계 양대 스마트폰업체 삼성과 애플은 물론 아마존, 블랙베리,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총 60개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자사 회원들의 개인정보 접근을 허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정보공유는 10년이상 지속돼 왔다.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지난 4월 미 의회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지난 4월 미 의회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는 이같은 개인 정보공유를 통해 스마트폰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페이스북의 가장 인기있는 기능들을 페이스북 모바일 버전에서 찾아보게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2년 미연방거래위원회(FTC)와 페이스북이 서명한 법원의 화해 명령(consent decree)서에 반할 수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FTC와 회원의 동의없이 개인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서명한 바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 영국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자사의 페이스북 써드파티 앱을 이용, 미국 페이스북 회원의 개인성향과 정치적 성향 등을 알아낸 후 트럼프 선거진영에 넘겼다는 사실이 올초 폭로되면서 거센 책임론과 함께 반 페이스북 운동에 휘말렸다.

이번 보도는 페이스북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발생 시점 이전에 이미 파트너십을 체결한 단말기 업체들에게 페이스북 회원의 사전 동의없이 이들과 친구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음을 드러내 준다. 이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사전동의없이는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 법원의 FTC- 페이스북 간 화해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회원의 친구들이 특별히 자신의 페이스북 데이터를 사용치 말라고 금지시킨 경우에도 단말기제조업체들이 이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메 아치봉 페이스북 부사장은 “단말기 제조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은 이들이 제품 사용자들에게 더 더 다양한 버전의 페이스북 경험을 제공하도록 돕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페이스북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단말기 제조업체는 페이스북 회원들의 ‘관계 상태, 종교, 정치적 성향, 향후 개인 이벤트 및 다른 데이터’에 접속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과 제휴관계에 있는 단말기 업체가 회원데이터를 포함한 어떤 특별한 권한을 갖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허브(Hub) 앱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로그인해보았다. 그결과 접속자 친구 556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데이터에는 정치적 성향, 믿는 종교, 관계 상태, 그리고 향후 개인 이벤트가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지난 2015년에 자사가 써드파티에게 이러한 정보 제공을 중단했지만 블랙베리같은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파트너십 때문에 써드파티로 생각하지 않았고 따라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세르그 이글먼 버클리대 개인정보보호 연구원은 “"페이스북이나 단말기 제조업체를 신뢰할 만 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말기에 점점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이것이 단말기에 깔린 앱을 통해 접근될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써드파티앱 업체들이 페이스북 회원 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것을 경게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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