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문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의 일환으로 많은 비즈니스 영역이 새롭게 등장하는 가운데 대기업의 스타트업 키우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5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까지 5000여 명 규모의 인재양성과 산업 생태계 확대계획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17일에는 청년 일자리 대책 일환으로 수도권에서 청년이 창업한 중소기업의 법인세 감면율을 50%로 결정하고 했고 혁신창업 붐 조성 방안의 일환으로 엔젤투자 혁신 방안 등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할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한화, SK텔레콤 등이 대표적인데 그 이유와, 이에 대한 스타트업들의 시각을 취재해 봤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 및 아이디어, 대기업도 한계...신생기업서 성장에너지 찾는다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창의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발굴하고 자유롭게 마음껏 도전하는 문화를 장려해 우수한 미래 먹거리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이하 C랩)이 바로 그 터전이다. 2012년 말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은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 해 볼 수 있는 기획를 제공하고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임직원들은 일정기간 현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C랩은 임직원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숨은 인재들을 발굴은 물론, 외부와 소통하는 계기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형섭 삼성전자 매니저는 "C랩은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에 대해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어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고 실패가 용인되며 직급이나 호칭, 근태 관리에 구애받지 않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하게 된다"며, "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아 높은 목표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시도다" 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랩을 경험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도전하는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문화를 경험해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현업에서도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을 육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16년 5월 초에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내 중앙 공원인 센트럴파크 지하에 C랩 전용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고 전했다.

C랩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낸 과제들은 사업화 단계로 이어지고 삼성전자 비즈니스와 연관성이 높은 과제들은 사내 각 사업부문으로 이관되어 후속 개발이 진행된다. 외부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과제들은 스타트업으로 독립하여 사업을 이어간다. 

현재 삼성전자는 우수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혁신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2015년부터 C랩의 스타트업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 육성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들 또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한화 드림플러스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교육 전문 기업 교원그룹,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엑셀러레이터 신패스DHN과 함께 6개월간의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육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로봇 등 에듀테크 스타트업 및 체험 중심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강범두 한화 드림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화는 드림플러스를 기점으로 사업협력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하고 사업화를 지원해 스타트업 육성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밝혔다.

SK텔레콤은 오픈콜라보센터 조직을 만들어 국내외 우수 스타트업들과 상생협력하고 있다. 오픈콜라보센터의 주요 업무는 스타트업·벤처기업·연구기관·대학 등의 신기술을 SK텔레콤의 사업부와 연계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일이다. 외부로부터 문을 활짝 열고 그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조직이다.

스타트업을 향한 지원이나 육성 초점에서 좀더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해 올해 초 대대적인 조직 변신을 꾀해 외부의 에너지를 회사 내부로 끌어들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SK텔레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등 무궁무진하고, 아무리 규모가 큰 기업도 이를 전부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다. 자금 지원이나 지분 인수 같은 수준으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대가 지나갔음을 간파했다.

이에 오픈콜라보센터를 통해 외부의 혁신적인 기술을 두루 살펴 기존 조직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신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한다. 오픈콜라보센터 인력은 기존 스타트업 관련 부서에서 투자를 진행하던 인력은 물론 통신망, 신사업 개발, IoT, 사회공헌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경력을 쌓고 온 정예 멤버 50여 명이 모여 있다.

허재석 SK텔레콤 매니저는 "오픈콜라보센터는 기획그룹과 개발그룹으로 나져 있고, 기획그룹이 조직의 전체 윤곽과 실행 방안을 짠다면 개발그룹은 이를 현실화하는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 "올해 오픈콜라보센터는 ‘오픈콜라보하우스’의 문을 열고 더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내비쳤다.

그는 이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SK텔레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고 내비쳤다.

자율적으로 도전에 집중하고 있는 청년들
자율적으로 도전에 집중하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사진=픽사베이)

새로운 분야일수록 스타트업이 유리하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한계에 도전하며 아이디어를 낸다. 스타트업의 생존 본능과 순수한 열정, 에너지가 스타트업만의 장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경제의 패러다임을 더불어 잘사는 사람 중심 경제로 재벌 중심 대기업에 의존한 경제성장 체제로는 더이상 우리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다고 표명했다.

다만 스타트업이 일자리와 신사업을 창출해 낼 수는 있어도 대기업의 경제적 파급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스타트업 자체가 대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통해 거대한 조직체계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신사업 발굴을 하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취업멘토링 스타트업 이재성 코멘토 대표는 "대기업은 대응속도가 느리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게 위해서는 무엇이든 도전해야 하는 것은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다 매한가지다"라며,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는 것은 오랫동안 새로운 먹거리인 '신사업'에 대한 갈망과, 이것이 인수합병만으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인아웃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행사에서 자사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스핀오프 출신으로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을 생산하는 스타트업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대기업의 경우 많은 기술 및 서비스들이 선행 연구되지만 실제 상품화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매우 적고 몇 년 후에나 이 기술/서비스가 성공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당장 자사(대기업)에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고 드롭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에 애착을 갖는 개발자나 관련자에게 창업기회를 주어 5~10년 뒤 성장시킨다. 기술 중심 중소기업과의 강한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스타트업을 키우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핀오프 기반의 창업은 기술이나 서비스의 완성도가 높고 이미 같이 일을 해봤던 사람들과 창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다른 창업에 비해 높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대해서는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은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력이나 개발 리소스 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열악하기 때문에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스핀오프는 대기업에서 진행하기에 조금 더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서비스에 대한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기술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들
핵심 기술로 틈새 시장을 공략에 나선 스타트업들이 관련행사에서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기존 대기업은 고속성장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했지만, 최근 거의 모든 산업이 IT와 융합되면서 기존 시장에서의 노하우는 시대 흐름에 맞게 혁신을 꾀해야 한다. 소비자가 기업의 신사업에 익숙해지게 할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은 새로운 성장 에너지를 찾고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기르는 행보가 꾸준히 진행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독립적인 스타트업 역시 그 자체로 발전해 가고 있다. 대기업의 자본력 없이도 그들만의 생존본능과 순수한 열정, 에너지 등이 무기다. 그렇기에 실행력이 강한 스타트업 팀은 대기업(대기업이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경쟁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점자 스마트워치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닷' 관계자는 대기업과 다른 차원으로 성장을 해 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스타트업은 기존과 다르고 누구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선택해 세상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기에 대기업보단 유리하다고 강조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독립적인 스타트업이 대기업이 투자한 스타트업과 경쟁할 수 있는 대응책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닷 관계자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키우는 이유는 사업에서 있어서 거시적으로는 좋은 신호다. 그만큼 사업의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고, 사업에서는 오늘의 적군이 내일의 아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대응 방법으로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핵심 기술을 만들고 이에 대한 특허를 더욱 공고히 다져서 스타트업만의 기술적인 강점을 다지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기술로 OEM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세워서 독자적인 브랜드로 전세계에 먼저 자리매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웹/앱/제품 디자인 등 도 자체적으로 인하우스에서 다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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