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넷플릭스의 영토확장에 국내 유료방송업계와 콘텐츠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유력 협력자로 LG유플러스가 지목되면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수익배분, 망사용료 문제의 불씨가 지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의 귀추에 대해 국내 유료방송 업계와 인터넷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유료방송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향후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LG유플러스의 IPTV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넷플릭스의 유력한 국내 협력자로 LG유플러스가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두 기업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월 8만8천원 상당의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넷플릭스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이달 4일부터 6월말까지 두 달 동안 진행한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넷플릭스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이달 4일부터 6월말까지 두 달 동안 진행한다. (사진=LG유플러스)

두 기업의 제휴 배경은 윈윈 전략으로 보여진다. 이동통신업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 젊은 세대들이 찾는 넷플릭스는 타사와의 경쟁수단으로 충분하다. 넷플릭스도 LG유플러스 IPTV 사용자들을 유입해 안정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기업이 손을 잡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의 제휴인만큼 ▲수익배분 ▲망사용료 ▲국내 콘텐츠 시장잠식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공통 정책으로 수익배분율 9대 1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을 경우 유사한 수준의 수익배분율로 협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제휴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번 LG유플러스의 수익배분 비율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망사용료 문제도 거론된다. 망사용료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의 해묵은 논쟁거리중 하나로 구글(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은 제대로 된 망사용료 비용을 내지 않고 ‘무임승차’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업자들과 수개월째 망사용료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이견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LG유플러스의 이번 협상이 향후 넷플릭스와 KT, SK브로드밴드의 협상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재협상 판도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매년 통신사에 수백억원 대에 달하는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네이버가 2016년 지불한 망사용료는 약 734억원에 달한다. 카카오, 아프리카TV 등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만큼 역차별 문제도 불가피하다.

국내 인터넷 기업,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긴장'

국내 인터넷 기업은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한국 진출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미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넷플릭스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2년간 지속적으로 사용시간이 증가해 지난해 8월부터 한국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이동통신사, 유료방송업계 등에서 서비스하는 옥수수, 티빙, 푹 등은 상위권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KT나스미디어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동영상 이용자의 82.4%(중복허용)는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네이버TV가 42%, 페이스북이 26%, 인스타그램이 17.2%, 옥수수가 15.9%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 동영상 시장은 압도적으로 글로벌 기업이 장악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사진=리코드)출처 : 온라인 디지털 경제미디어 디지털투데이(KINEWS)(http://www.digitaltoday.co.kr)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사진=리코드)

유튜브가 다수의 동영상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면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으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총 80억달러를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국민MC 유재석을 필두로 한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를 시작으로 빅뱅 승리가 출현하는 'YG전자'와 좀비 사극 '킹덤' 등 자체 콘텐츠를 연내 쏟아낼 계획이다.

네이버도 최근 동영상 콘텐츠 제작사 칠십이초에 투자, 자체 동영상 제작 스튜디오 '플레이 스튜디오'를 세우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M(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자체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나 연간 80억달러를 쏟는 글로벌 기업과의 자본 격차는 넘기 힘든 산이다.

이번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다양한 문제점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과 메기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인해 국내 콘텐츠 업계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