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 지킴의 최후의 보루. 기초 피서용품이자 에어컨 등의 효율을 높여주는 보조 용품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선풍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무더위가 좀 더 일찍 찾아온 탓에 가전제품매장이나 대형 할인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일찌감치 선풍기 구매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대표 성장현·손윤환 www.danawa.com)에 따르면 “올해 5월 클릭 수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4월 클릭 수는 3배 이상 급증했다“며 ”이는 평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더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에어컨이 많이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기 소비가 적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풍기는 인기가 가장 좋은 여름철 대비 상품이다. 차가운 바람을 내보내주지는 못하지만, 업무시간이 지나 에어컨이 꺼진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는 이들의 듬직한 동반자이자, 좁은 골방에서 잠을 쫓아가며 공부에 매진하는 수험생의 달아오른 머리를 식혀주는 최소한의 건강 안전장치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이름만큼이나 단순해보이는 선풍기도 그 생태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 끊임 없는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의 룰이 업격하게 적용되고 있고, 그 결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리모컨에서부터 회전각도 조절, 날개수와 형태변화에 따른 바람 질의 차별화, 용도별 특화상품, 디자인 소품으로 끌어올린 패션 상품화, 그리고 최근에는 근본적인 작동 원리를 달리한 '날개없는 선풍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선풍기들을 둘러보고, 나와 함께 여름을 날 제품을 찾아보자.

갈수록 다양해지는 선풍기...어떤걸 골라야 하나
다양한 선풍기들이 각기 맵시를 뽑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반적인 원형 선풍기에서부터 벽걸이, 박스 및 타워형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벽걸이 선풍기는 날개도 일반형보다 크고 위에서 아래로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기 때문에 공기 순환에도 효과적이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으므로 아이가 있는 가정에 권할 만하다. 정·직사각형 외형에 팬이 달려 있는 박스형이나 타워형은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박스형은 책상 밑이나 위에 놓고 쓸 수 있어 사무실에서 인기가 좋다. 타워형은 일반 선풍기의 절반 정도의 공간만으로도 충분한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일반 선풍기보다 분해와 조립이 쉽지 않아 청소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타워형 선풍기는 일반 가정용 선풍기에 비해 바람 세기가 약한 편이다.

박스형 등 다양··· 인테리어 기능도

이마트에서 한일전기와 손잡고 출시한 이플라워 시즌2 기획선풍기. 꽃잎 8엽 날개가 특징이다.

가정용 14인치 스탠드형 선풍기는 홍진, 대웅 등 대부분의 저가 제품은 3만~4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신일, 한일과 같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제품들도 5만~6만 원대면 살 수 있다. 여기에 리모컨을 탑재한 제품은 2배 가량 가격이 비싸진다.

벽걸이형 선풍기는 3만8000~4만5000 원대이고, 공간 활용이 용이한 타워형 선풍기의 경우도 4만5000~8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사무실 책상 밑이나 위에 놓고 쓸 수 있는 박스형 선풍기는 대부분 3만원 내외의 금액으로 살 수 있다.

디자인이나 소재 등이 특이한 이색상품도 많이 나와 있다. 할인점 이마트에서는 작년 한일전기와 공동 기획해 성공을 거둔 이플라워 시리즈의 ‘이플라워 시즌 2’를 선보였다. 날개가 8개인 선풍기로, 일반 선풍기보다 풍량이 많다. ‘이플라워 시즌 2’는 리모컨형과 기계식형, 벽걸이형 선풍기 및 USB형 선풍기 등이 있으며, 가격은 리모컨형이 8만9000원, 기계식형은 6만9000원, 벽걸이형이 6만9000원이다. 또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선풍기의 경우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인테리어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바이오네어의 BASF1714l-KR은 16인치 스탠드형 4엽날 제품으로 7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고려생활건강에서는 땀에 절어 퀴퀴하던 발바닥을 음이온 바람을 이용해 금세 마르게 해주는 ‘쿨가이 발선풍기’를 4000원 할인된 6만9000원에 판매중이다. 또 전원을 USB포트로 공급아 배터리 등 별도 전원이 필요 없는 선풍기와 미니스탠드를 함께 쓸 수 있는 ‘SOLIKE 미니스탠드 겸용 선풍기‘ 제품은 6000원 할인된 1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 상위권 제품들

인터파크 판매 2위의 한일 벽걸이 선풍기 FW-666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의 판매순위는 한일과 신일 제품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한일의 벽걸이 선풍기 FW-666은 5엽 날개에 4단 풀스위치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3만6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3위인 신일의 SIF-14RAS 선풍기는 14인치 스탠드형 리모컨 제품으로 5엽 날개를 갖고 있다. 가격은 리모컨형 제품에 비해 저렴한데 5만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옥션 역시 14인치 스탠드형 선풍기인 테스전자의 TESS-S1410R 상품이 1위를 달리고 있다.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어 한결 편리하다. 가격은 소비자가 7만5000원에서 49%할인된 3만8200원에 판매중이다. 2위는 메리노사의 HVF-4000W 제품으로 16인치 벽걸이형 선풍기로 3엽날개 제품이다. 가격은 2만원대로 저렴하다.

지마켓에서는 현재 200개 한정으로 판매하는 유니맥스사의 2011년 신형 14인치 스탠드형 선풍기를 MD추천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5엽 날개와 안전망 가운데 부분에 고급 플라워 크리스탈 투명데코를 적용해 한결 화사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또 본체의 색상을 그린색을 적용하고 아트데코 디자인을 가미해 세련미를 더했다. 가격은 2만5500원이다.

안전망 분리 가능해야 청소 편리

관리만 잘하면 선풍기도 10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선풍기를 고를 때는 우선 안전망이 촘촘한지 살펴봐야 한다. 또 세워 놓고 흔들었을 때 안정감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청소에 대비해 안전망의 분리와 조립이 간편한지도 눈여겨본다.

선풍기의 핵심은 바람개비. 일반적으로 날개 수를 기준으로 3엽, 4엽, 5엽의 프로펠러형이 주를 이룬다. 또 타워형에는 물레방아처럼 생긴 바람개비가 쓰인다. 바람개비의 숫자가 많을수록 바람의 강도는 약하지만 부드럽다. 또 물레방아형의 바람개비는 세기가 가장 약하다.

선풍기만 쓰는 가정이라면 3엽짜리 센 바람이 좋겠지만, 에어컨이 있어 보조기능으로 쓰려면 5엽짜리가 좋다. 또 어린 아이용으로는 타워형 등 부드러운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를 추천한다.

선풍기는 전자제품이지만 모터로 움직이는 기계적 요소가 강해 제대로 관리하면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청소할 때는 선풍기 본체와 날개는 부드러운 천에 중성세제를 묽게 탄 용액을 묻혀 닦은 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없애준다. 안전망은 먼지를 깨끗이 닦은 뒤 기름 걸레질을 한다. 보관할 때는 습기를 완전히 말린 뒤 비닐봉지나 천으로 된 덮개로 싸 습기가 없는 곳에 두는 게 좋다.

공기청정·살균기능 냉풍기도 눈길

선풍기와 에어컨의 장점을 살린 냉풍기. 제품은 DWF-8000 

물을 머금은 면포 사이를 바람이 통과하도록 팬을 작동시켜 수분 증발에 따른 냉각 효과를 이용한 냉풍기는 인기 여름용품이다. 선풍기와 에어컨의 장점을 살린 냉풍기는 값이 10만 원대로 에어컨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전기 소모는 10분의 1 수준이다. 3~5평 정도의 방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처음에는 냉매로 물을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관리 소홀로 인한 수질 오염이나 감전까지 예방할 수 있는 특수냉매팩을 이용하고 있다. 또 최근 시장에 선보이는 제품은 소음도 작고 공기청정, 습도조절, 광촉매를 이용한 살균 등 다양한 기능이 첨가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일반 가전매장이나 할인점에서 9만~14만원이면 괜찮은 제품을 살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냉풍기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냉매팩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바깥의 공기를 흡입하는 공기필터 부분을 막거나 위에 무거운 짐을 올려 놓아서도 안된다. 정기적으로 공기필터를 청소해야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쐴 수 있다. 보관 때는 마른 수건으로 냉매와 외부를 깨끗이 닦은 후 천으로 잘 싸서 두는 게 좋다. 

선풍기의 혁명 '날개 없는 선풍기'
선풍기의 기본원리이자,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날개'를 없앤 제품이 해외토픽으로 소개돼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형마트와 양판점, 온라인몰에까지 등장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4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정품에서부터 10만원 초반대의 '짝퉁' 중국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이 나와 있지만, 정품은 지나치게 비싸서, 짝퉁은 값은 그다지 비싸지는 않지만 불안한데다, '짝퉁을 이 정도의 가격에 사야 하나'하는 심리 탓인지 아직은 대체로 '호기심'의 대상이다.

40만~80만원대 귀족 다이슨 '에어 멀티플라이어'
영국 가전사 다이슨의 베스트셀러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아래쪽에 설치된 모터가 공기를 빨아들여 외부 고리 내부로 밀어 올리면서 생기는 압력의 차를 이용해 형성되는 제트 기류로 인해 뒤쪽으로부터 대량의 공기가 흡입돼 더욱 많은 풍량이 사용자에게 전달되면서 시원해지는 원리를 응용한 제품이다. 날개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고 소음이 적을 뿐 아니라, 팬에 먼지가 쌓이지 않아 청소가 편리하고 위생적이다. 또한 인테리어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전기 소모는 40W~65W로 팬이 있는 일반 선풍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 다이슨사가 만든 제트엔진의 원리를 이용한 '날개 없는 선풍기'

 

국내에서는 작년까지 구매대행으로 소량 판매돼 오다가 지난 4월 처음 정식 출시했다. 판매 가격이 40만원대에서 최고 80만원으로 높다.

중국산 가격 뚝뚝...
다이슨 날개 없는 선풍기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안 저렴한 중국산 저가 ‘날개 없는 선풍기’가 들어왔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와 다나와에서 중국산 NUOGE의 ‘날개 없는 선풍기’가 9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고, 상당수의 온오프라인 몰에서 취급하고 있는 중국산도 대체로 10만원 중반대를 넘지 않는다.

다나와 관계자는 “처음 중국산 제품의 가격도 10만 원대 후반이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에 비해 판매가 늘지 않자, 지난달부터 판매가를 10만 원이하로 내렸다”고 말했다.

다이슨사의 ‘날개 없는 선풍기' 정품은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2년까지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 중국산 제품의 경우는 판매대행사에 AS 가능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한다. 중국산 제품을 온라인 인터파크몰에서 판매하는 한 업자는 “중국 OEM 제품이지만 판매대행사를 통해 1년 무상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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