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를 넘어, ‘준중형차 2.0모델’이 대세
고유가 시대를 맞아 준중형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중형차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뒤지지 않는 2.0 모델이 인기를 끌며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체는 대표모델의 준중형차량에 2.0 엔진을 탑재해 출시하고 있다. 르노삼성 ‘SM3’, 현대 ‘아반떼HD’, 기아 ‘포르테쿱’, 한국GM '라세티 프리미어'가 그 주인공들이다.

준중형차 2.0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같은 준중형차 1.6모델에 비해 2.0모델의 가격이 약간 비싼 반면 중형차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준중형차 2.0모델은 중형차보다 저렴하면서도 합리적인 연비와 성능을 제공, 고유가 시대에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계속해서 치솟아 오르는 기름값을 감안할 때 연비, 차량 가격, 합리적인 성능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해결책은 준중형차 2.0모델에 있다. 준중형차가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3 2.0'을 기자가 직접 시승해 봤다.

2000㏄ 차량은 많이 있는데 왜 굳이 준중형에 2.0 엔진을 얹었을까? 바로 차량 가격이다. 국내에서는 2000㏄부터 중형으로 분류되고 대부분의 중형 세단 보급형 모델들이 2000㏄ 엔진을 얹고 있다. 중형 세단은 싸게는 2000만원 초반대부터 3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껴 준중형에 눈길이 가지만 낮은 엔진배기량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가격을 생각하면 준준형이 부담 없지만 속도와 힘 등을 고려하면 2000㏄의 중형이 자꾸 떠오르는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승용차가 바로 SM3 2.0이다. 

커진 외형…중형세단 다 덤벼!
뉴SM3의 외관상의 가장 큰 변화는 커진 덩치다. 이전 세대 SM3와 뉴SM3를 나란히 놓고 보면 준중형과 중형을 보는 느낌이 든다. ‘이 차가 정말 준중형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1. 차의 길이도 커졌고, 차폭도 넓어졌다. 동급의 준준형 차량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2. 2.0 모델 부터는 스마트 카드 키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3. 문을 열고 닫을때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사이드 몰딩이 기본 장착돼있다
4.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는 시동이 꺼지고 차문이 잠기면 자동으로 접힌다

 

실내에서 느끼는 체감 공간은 더 크다. '동급 최대'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특히 실내 크기를 체감하는 가장 큰 요소인 레그룸(다리을 두는 공간)이 넓어 더 크게 느껴지며 뒷좌석의 공간 또한 상당히 넓어졌다. 준중형 세단의 가장 큰 단점은 앞좌석이 편하면 뒷좌석이 불편하다는 것. 하지만 뉴SM3는 앞좌석에 키 180㎝가량의 성인 남성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도 뒷좌석이 한결 여유롭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인테리어
센터페시아는 독립된 형식의 이단 구조로 되어 있다. 상단에 위치한 공조시스템은 좌우 독립형 듀얼 에어컨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의 온도를 별도로 세팅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단에 위치해 있는데,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보스사의 사운드 시스템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통상 핸들의 오른쪽 뒤편으로 스타트 버튼이 위치하게 되는데, SM3는 오디오 좌측 하단에 스타트 버튼이 보인다. 

1. 오디오 리모콘은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편에 위치해 있다. 패들시프트처럼 핸들을 쥐고 검지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다
2. 전자식 버튼으로 연료 주입구 및 트렁크를 열 수 있다
3. 내비게이션은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해 있다
4. 하이패스 룸미러를 채택해 고속도로에서도 편리하다

운전석에 앉아서 시트를 조정하고 핸들을 양손에 쥐면 오른손가락 부분에 무엇인가 걸린다. 순간, 스포츠카나 고급 세단에 스포츠형 옵션으로 제공되는 패들시프트(핸들 뒤편으로 기어 조작을 할 수 있는 패달을 배치해 빠른 기어변속이 가능하게 하는 변속 장치로 F1과 같은 레이싱에서만 사용되던 것이 일반 양산차로도 확대 적용됐다.)인가 하고 들여다봤더니 핸들 리모컨이다. 핸들에 지저분해 보이는 버튼을 모두 없애고 핸들을 쥔상태로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오디오/핸즈프리/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리모콘을 배치한 것이다. 
 

듀얼에어백과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기본으로 채택했으며(위), 휴대기기에 있는 음악도 블루투스를 사용해 보스 사운드 시스템으로 감상할 수 있다(아래)

실내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거추장스러움을 확 뺀듯한 느낌이다. 딱 필요한 것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고 그 외에 모양을 내는 것들은 과감하게 생략해 간단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차체가 커지면서 실내 공간이 넓어지고 레그룸과 글로브 박스 등도 커졌다. 센터콘솔은 상대적으로 슬림해졌다. 

스타트와 초기 가속력 탁월
2.0 모델의 경우 최하등급인 SE에서부터 기본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카드키시스템을 이용해 키를 주머니에 소지한 채로 버튼 시동키를 누르면 141마력의 2.0 CVCT Ⅱ 엔진이 경쾌한 소리와 함께 달릴 준비를 한다.
스타트와 저속구간에서는 반응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기존의 4단 자동 변속기에 익숙한 중형세단 사용자라면 스타트 만큼은 오히려 SM3가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커진 차체로 인해 스타트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1.6모델과 비교하면 2.0 모델은 확실히 힘과 가속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세금과 유류비를 포기하며 얻은 결과지만 그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무단 변속기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시속 60㎞ 이상의 고속으로 접어들 때에는 상당히 부드러운 변속을 보여준다.

고속에서의 정숙성도 탁월하다. 시속 100㎞로 정속주행할 때도 외부의 바람소리나 엔진소리 등을 탁월하게 차단한다.

달리는 차안, “가방? 인형? 동화책?”이라고 속삭이며 묻는 아빠의 질문에 “강아지”라고 웃으며 답하는 귀여운 여자아이 CF를 기억한다면, 뉴SM3 2.0을 타고 처음 고속도로를 달릴 때 그 CF가 실감날 것이다. 중형세단의 고급형 모델이나 고급 대형 세단과 비교하는 것이 아이러니할 수 있지만, 준중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내 정숙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누구나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도록...
세계적으로 배기량, 크기 등 전반적인 차의 덩치를 줄이는 이른바 ‘다운사이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유명 외산 업체들이 잇따라 다운사이징한 차량들을 발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은 같은 모델라인업에서 배기량을 더 키운 차량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SM3 2.0은 주행특성과 성능면에서 기존 1.6과 뚜렷한 차이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단순히 배기량 숫자 차이 이상의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누구나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라는 르노삼성의 광고 카피는 뉴SM3 2.0에서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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