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마케팅 이사, 오라클 CRM 컨설팅 팀장 역임, 현재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UBCNS 대표컨설턴트

 

이제 CS도, CRM도 진화해야 한다. 국내에 CRM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가 벌써 7년이나 지났다. 그 동안 은행, 통신사 등 선두 기업들에서 CRM을 도입했지만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에 비해서 아직 그 성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CRM에 대한 재조명 없이 여전히 계속적으로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제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새로운 CRM 접근방법이 필요한데, 그 대안으로 필자는 그 동안 기업 컨설팅 경험을 통하여  CERM(Customer Experience based Relationship Management) 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였고, 그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CERM이란, 무엇인가?  

CERM이란? “고객로얄티를 강화하기 위하여 고객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고객중심의 경영혁신 전략”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에 필자는 국내 최초로 한국인삼공사에서 CEM 프로젝트를 수행한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CEM 방법론 자체로만 가지고는 기업 경영에 접목시키기 어려운 점이 많아, 그 동안 수행하던 CRM 방법론과 CEM 방법론을 접목하여 CERM이라는 방법론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경영을 혁신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 동안 주류를 이루고 있는 CS경영은 진정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주기 보다는 고객만족도 평가에 의한 대외 브랜드 홍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마케팅은 고객중심적이라기 보다 우리의 상품을 좀 더 팔기 위해 고객을 세분화하여 캠페인 위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영업은 배정된 매출 목표를 달성하도록 강요받고 있고, BPR은 단위 기능업무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진정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중심의 관계경영을 위해 대안으로 나온 CRM은 주로 IT시스템을 도입하여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하고 있는 정도이고, 6시그마/BSC/ ERP/SCM/eBusiness 등 다양한 경영 기법들은 각각 별도의 프로젝트로 운영되고 있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영기법들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고객의 문제해결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우리의 상품을 팔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인 경영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경영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기보다 외부 시장환경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경향이 적지 않다.

CERM은 경영의 초점을 분명히 “고객”에 두고, 고객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영기법을 통합 활용하여 기업 내부를 혁신함으로써,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을 개척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CERM,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타깃 고객을 명확히 설정해라. 많은 기업들이 아직 우리의 고객이 누구이고, 누가 전략적으로 중요한지를 잘 모르고 있다.  고객가치 분석을 통하여 타깃고객을 명확히 정의하고, 타깃 고객의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타깃 고객을 기쁘게 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 할 수 있다.

둘째, 타깃 고객의 경험가치 속성과 그 경험을 이해해라. “고객경험”이란 고객이 기업과 구매하기 전, 구매 시점, 구매 후 모든 고객접점에서 경험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감정을 의미한다. 고객이 각 접점 포인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가치 속성을 파악하고, 그러한 속성에 대하여 실제 고객들이  경쟁사 대비해서 어떻게 경험하고 느끼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셋째. 브랜드 약속에 걸맞는 “새로운 고객경험”을 설계해라. 우리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고, 고객에게 어떠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정한 다음, 제공하고자 하는 “새로운 고객경험(New Customer Experience)”을 브랜드화 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을 약속(Brand Promise)해야 한다.   

넷째,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내부를 혁신해라. 고객과 약속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고객접점의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고객정보 및 CRM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객서비스는 어쩌다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된 시나리오에 의해서 전 직원들을 통해 고객에게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가치가 전달되어야 한다. 

다섯째, 성과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관리해라. 전략을 관리할 수 있는 후행지표와 선행지표를 균형있게 도출하여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스코어카드는 조직의 변화를 유도하고, 경영의 방향성에 대한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되며, 전략간의 방향성을 정렬시키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활용될 수 있다.

CERM, 무엇이 좋은가?  

CERM은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경험을 관리해 나감으로써,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로열티를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법론이라고 본다.  상품이 중심이거나 기업이 중심인 것이 아니라, 고객이 중심이 됨으로써 우리 기업과 경쟁기업간의 가치제안 요소를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제 다가오는 2008년에는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이 말로만 하던 “고객중심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최근에 유행하는 차세대 시스템에도 이러한 새로운 경영 컨셉이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T TODAY 2007년 1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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